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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소득 3만 달러의 길을 제시한 巨濟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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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소득 3만 달러의 길을 제시한 巨濟 
 
그곳에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숨쉬고 있다! 
  
 「기간산업+관광+ 전통어업」으로 소득 증대 선진국으로 가는 성장모델 제시
거제시민 65%가 대우·삼성 조선소와 관련 
  
金成東 月刊朝鮮 기자 (ksdhan@chosun.com
 
거제의 심장, 조선소
 
 巨濟市(거제시)의 아침은 자전거와 소형 오토바이의 긴 행렬로 시작된다. 세계 2, 3위 造船(조선) 업체로서 거제 옥포와 고현에 각각 자리 잡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로 향하는 근로자들의 출근길이 빚어내는 풍경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행렬은 30분 이상 계속됐다.
 
  바닷바람이 비교적 매서웠던 11월 초 어스름한 시각의 아침이었지만 커다란 무리를 지은 그들의 행렬은 위풍당당했다. 붙잡고 말 붙일 겨를도 없이 그들은 일터를 향해 빠른 속도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지난 11월1일 오후 1시경 거제시에 도착한 기자에게 거제시청 공보감사담당관실 金華淳(김화순) 실장은 『거제의 심장이 뛰는 걸 느껴 보려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직원들의 출근길 모습을 지켜보라』고 했다.
 
  金실장이 왜 조선소 근로자들의 출근길을 지켜보라고 권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만했다. 그들의 출근길은 「거대한 활력」 그 자체였다.
 
  그들이 출근길의 위풍당당함으로 여는 것은 거제의 아침만이 아니다. 그들의 땀은 거제의 풍요를 열었고, 앞장서서 주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엶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의 희망을 열어 주었다.
 
  주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연 거제의 풍요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라는 업계 서열 세계 2, 3위를 다투는 양대 조선소가 거제에 있음으로 해서 가능했다. 종사자 수나 매출액 규모 등에서 두 조선소의 거제시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06년 10월 인구 20만 명을 돌파한 거제시의 인구는 지난 9월 현재 20만7000여 명이다. 매월 500여 명씩 인구가 증가한다. 그 가운데 45%가 신생아다. 거제가 얼마나 「젊은 도시」인지를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협력업체를 포함해서 양대 조선업체에서 일하는 임직원과 근로자의 수는 5만여 명이다. 이들의 가족을 포함하면 13만5000여 명이 조선업체와 관련된 사람들이다. 거제시민의 65%가 조선업체 관련 사람들인 것이다.
 
 
  조선 호황이 巨濟 호황으로
  조선업의 호황이 거제시의 호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두 조선업체가 지난해 수출한 액수를 합치면 112억 달러라고 한다. 이 가운데 2조7000억원이 인건비로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월 조선업체 임직원들에게 2200억원이 인건비로 지급됐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500만원이었다. 같은 시기 도시 근로자 평균 연봉 302만원의 1.65배다. 시중에 돈이 넘쳐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에 흐르는 돈이 많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가 자동차 대수 증가와 중앙 금융기관의 거제시 입점 러시다.
 
  주택보급률 103.1%인 거제시에는 7만여 세대가 있다. 등록 자동차가 6만5300여 대다. 1.1세대당 1대꼴이지만 운전이 불가능한 노인 세대 등을 감안하면 한 집에 한 대꼴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세대의 자동차 보유율은 10세대 중 6세대꼴인 59.4%였다. 거제시민들의 자동차 보유율이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거제시에는 그동안 농·수·축협과 국민·우리·제일·부산 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입점해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하나은행이 거제시에 입점한 것을 출발로 기업·조흥저축·부산·신한 은행이 입점했다. 동양종합금융·CJ투자·미래에셋 등의 증권회사가 거제에 지점을 냈다. 외환은행 또한 입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거제지점의 한 관계자는 『거제가 금융기관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각 금융기관별로 각축이 시작돼 과거 거제 금융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잠재 고객들에 대한 선물 공세 등 다양한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거제시청 辛三南(신삼남) 공보담당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에 허덕이는 동안 거제는 10년째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2001년 이후 4년간 거제의 연평균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은 9.1%로 같은 기간 한국경제 성장률 4.5%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거제에 산다는 자부심
 
  높은 경제성장률은 당연히 낮은 실업률로 이어진다. 2006년 거제의 실업률은 2.54%로 전국 평균 실업률 3.7%보다 훨씬 낮다. 사실상의 완전 고용 상태다. 거제시민들의 체감 실업률은 더 낮다. 거제 장승포 토박이로 38년 동안 전기업을 해오다 최근 소일 삼아 농사를 짓고 있는 姜吉萬(강길만)씨의 말이다.
 
  『조선 경기가 활성화하면서 거제에 사는 젊은이들은 일하고 싶은데 못 하는 사람은 없어요. 저는 얼마 전까지 전기업을 하면서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어요. 월급을 적게 주는 것도 아닌데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놀다가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일용 근로자로 나가서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으니까, 굳이 남에게 매여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만큼 거제도에는 조선소에서 파생되는 일거리가 많아요. 월급쟁이가 되려는 사람은 조선소의 임금이 워낙 높으니까 그곳으로 가려고 하지 작은 기업에는 오려고 하지 않는 것도 구인난의 한 원인이죠』
 
  ―일자리를 찾아서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도 많겠네요.
 
  『거제 부근의 통영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까지 많이 오죠. 거제에 오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유흥업소에도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종사를 하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거제로 몰려오니까 활기가 넘쳐서 좋지만 나쁜 점도 있어요』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거제에 연고가 없는 외지인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거제 경제발전의 한 그늘이죠』
 
  ―원래 거제에는 尹씨, 玉씨, 辛씨가 토박이 성씨로 많이 살았다고 들었습니다.
 
  『거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랬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한민국 전체와 마찬가지로 金씨, 李씨, 朴씨가 많아요.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거제로 몰려오고 있다는 반증이죠. 토박이는 전체 인구의 35%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지인들이 거제로 많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절대로 아니에요. 그분들로 인해서 내 고향이 발전하고 활기가 넘치는데 그런 생각을 할 리 있겠어요? 우리 거제 사람들과 그런 분들이 다 힘을 합쳐서 거제 사람들의 자부심을 만들었잖아요』
 
 
  새로운 성장 모델 제시
  
  ―어떤 자부심을 말하는 겁니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서울 등 외지에 나갔을 때 누가 「어디에서 사느냐」고 물어오면 거제 사람들 10명 중 9명은 통영이나 창원에 산다고 했어요. 거제가 그만큼 낙후돼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질문을 받으면 자신 있게 「거제에 산다」고 말해요. 서울의 강남 사람들이 「강남에 산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유죠』
 
  姜씨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辛三南 공보담당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거제시 공무원들이 타지 출장을 가면 그곳 공무원들이 우리를 많이 부러워하죠. 재정자립도나 시 예산이 아직 미미한데도 그분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거제시 경기가 아주 좋기 때문이죠.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거제도는 半農半漁(반농반어)로 생업을 꾸려 가는 가난한 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내 최고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가진 가장 잘사는 도시로 성장해 타 지자체의 성장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거제시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하죠』
 
  辛공보담당은 「어떤 이유로 거제에 세계 2, 3위의 조선소가 들어오게 됐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때마다 그가 들려 준다는 답이다.
 
  『지리적 여건에 있어서 거제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5대양 6대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해양·항만도시입니다. 뻘층이 없어 공장입지로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고, 겨울에도 영상 기온을 유지하는 등 좋은 기후조건 때문에 배의 塗裝(도장: 부식 방지를 위해 도료를 바르는 일) 작업에 지장이 없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조선기자재 관련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울산에서 부산, 거제, 목포까지 동해 남부해안에서 시작해 남해 서부해안 끝까지 연안과 인근 내륙에 밀집해 있는 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쟁력과 접근성, 밀집도는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런 조선· 해양산업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거제 지역 조선소들의 강점입니다』
 
  그는 거제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기 전 「巨濟」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巨濟가 대한민국을 구할 차례
 
  『巨濟라는 이름은 「크게(巨) 구한다(濟)」는 뜻이에요. 대우해양조선이 있는 옥포 앞바다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첫 승을 올린 옥포대첩의 승전지입니다. 거제는 그때 나라를 한 번 구했고, 6·25 때 또 한 번 나라를 구했습니다. 6·25 당시 거제도의 인구는 8만~1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 17만 명, 흥남철수 때 내려온 피란민 10만 명과 남한 각지에서 온 피란민 5만 명을 합쳐서 15만 명의 피란민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장승포 지역을 중심으로 흥남 철수 때 내려온 이북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거제도 현지 인구와 전쟁포로, 피란민을 합쳐 현재의 거제시 인구보다 많은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거제도에서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두 번 구한 거죠. 이제 세 번째로 대한민국을 구할 차례인데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과 산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성장 동력을 이끌어 내는 새로운 도시 발전의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잘 볼 수 있는 곳이 소비재를 파는 대형 매장과 저녁 유흥가의 표정이다. 기자는 지난해 9월 말 문을 연 홈플러스를 찾아갔다. 거제시에는 처음 문을 연 대형 할인매장이다. 2500여 평의 거제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 홈플러스 매장 60여 개 중 중형 매장에 속한다. 이런 규모의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에 20여 개가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대규모 매장들이다.
 
  홈플러스 매장 지하 주차장은 승용차 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찾아간 날은 평일 오후였는데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매장은 젊은 주부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홈플러스를 관리하는 삼성테스코의 柳濟熙(유제희) 대리를 만났다.
 
  그는 지난해 개장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해 주었다. 개장 10여 일 뒤가 추석이었는데 선물세트로 마련한 와인세트가 품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먼저 개장한 다른 중형 매장의 판매 동향을 보고 수량을 정했는데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긴급하게 와인 선물세트를 더 조달했지만 실무자들로서는 진땀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요즘도 와인이 많이 팔립니까.
 
  『개장 당시는 추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선물세트로 와인이 많이 나갔죠. 평상시는 소주나 맥주 등 대중주가 많이 팔립니다. 다만 다른 점포들에 비해 우리 거제 점포의 와인 매출이 1.5배 많습니다』
 
  ―조금 전 매장을 둘러보니 젊은 주부들이 많은 것 같던데요.
 
  『30代와 40代 초반의 젊은층이 주요 고객입니다. 주로 과일, 반찬, 초밥, 유기농 농산물 같은 물품들을 많이 찾습니다. 소비 수준이 다른 점포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의류 매출은 어떻습니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특히 거제에는 「남성복 매장을 하면 망한다」는 속설까지 있습니다』
 
  ―거제시 남자들은 옷을 안 입고 삽니까.
 
  『삼성과 대우 조선소의 직원들이 우리 매장의 주요 고객들인데, 그들은 회사 밖에서도 회사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옷이 필요하지 않은 거죠』
  
거제시 고현에 있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조선소 유니폼이 정장
  
  저녁 무렵 거제시의 식당이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직원들의 유니폼이다. 거제에서는 양대 조선소의 유니폼이 신분을 알려 주는 상징으로 읽혔다. 그곳에서는 양대 조선소의 유니폼을 입고 결혼식 등 행사장에 참석하는 일이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유니폼이 격식을 갖춘 정장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1인당 쓰고 가는 돈은 평균 얼마입니까.
 
  『우리는 그것을 객단가(편집자 주: 유통 용어로 1인당 신용 평균액)라고 하는데 다른 점포들의 객단가가 3만원대 초반인 데 비해 거제 점포는 3만원 후반대로 나옵니다. 거제가 풍요로운 곳이라는 걸 보여 주는 거죠』
 
  ―전체 매출은 어떻습니까.
 
  『전국에 있는 20여 개 중형 점포 중 매출액이 제일 높습니다. 다른 중형 점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곳이 우리의 80% 수준입니다』
 
  홈플러스를 나와 거리를 걸었다. 거제시의 유흥가가 밀집한 거제관광호텔 주변으로 하늘의 빛이 사라지고 땅의 빛들이 하나둘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해질 무렵 지방 소도시의 정경이 주는 낯섦과 쓸쓸함이 그곳에는 없었다.
 
  어둠이 진해지면 진해질수록 화장이 진해져 가는 술집과 노래방의 간판들, 그 앞을 가로막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라고 유혹하는 음식점의 간판들, 몸에 이미 익어 생경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익숙한 거리의 풍광들이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쉬다가 늦은 시간에 다시 거리를 나섰다. 땅의 빛들은 훨씬 강해졌다. 간판의 불빛은 서로 하늘에서 뒤엉키며 거리의 사람들을 유혹했다. 1차를 끝냈을 것으로 짐작되는 일군의 사람들이 노래방을 찾아 들어가고 다른 일군의 사람들은 노래방 그 이상의 것을 찾아 들어간다.
 
  그런 행위들이 바람직하다, 바람직하지 않다를 떠나서, 밤거리의 유혹에 못이겨 만용으로 지갑을 열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후회하는 일이 거제시 주택가 곳곳에서 벌어질지라도 거제의 밤에는 분명 쉴새없이 돈이 흐르고 있었다. 이방인에게는 그런 것을 지켜보는 것조차 활력이다.
 
 
  발전의 그늘
  빛은 그늘도 만든다.
 
  거제시의 제조업 종사자와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조선업 호황의 혜택을 누리는 한편에서는 같은 거제시민이면서도 상대적으로 호황의 혜택에서 비켜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농업·어업 등 1차산업 종사자들이다. 젊은 일꾼들이 임금이 높은 조선소로 몰리면서 이 1차산업 종사자들은 구인난 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2006년 말 현재 거제시의 1차산업 종사자 비율은 25.4%이다.
 
  「한국수산업경영인거제시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嚴峻(엄준)씨는 가업을 이어받아 1991년부터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굴 양식 등을 통해 연간 매출 8억~10억원을 올린다.
 
  ―수산업을 시작한 1991년과 지난해 수입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순수익이 많이 줄었어요. 인건비, 유류비 등의 비용 증가를 수익이 따라가지 못해요』
 
  ―인건비를 올려 주면 사람을 구할 수 는 있나요? 중소기업을 하던 어떤 분은 거제에서는 사람을 구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인건비 오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요』
 
  ―조선소 때문인가요.
 
  『조선소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쓸 만한 사람들은 다 조선소로 가려고 하니까요. 조선산업이 이곳에 있기 때문에 일자리가 많아지고 거제의 경기가 좋아진 것은 부인 안 해요. 거제의 부유함이 피부로 느껴지니까요. 대신 어민들에게도 행정 당국이나 조선업체 관계자들이 좀 신경을 써달라는 거죠』
 
  ―어떤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할까요.
 
  『농수산물 등 1차산업 생산품 판매 촉진 방안을 행정 당국이 고민해 주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소비해 주고 있지만, 조선업체는 규모가 크고 종사자도 많으니까 우리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 수요 규모를 더욱 확대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력난 외에 조선산업 때문에 피해보는 것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선소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어장이 상실된다는 거죠. 어민들 중에는 채산성 악화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조선소 근로자로 가려는 사람도 많고, 어민으로 있으면서 조선소 일을 겸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죠. 시대의 추세겠지만 수산업 종사자는 앞으로 급격하게 줄어들 겁니다』
 
 
  그늘을 빛으로 바꾸는 사람들
 
  ―嚴회장께서도 수산업을 포기할 생각입니까.
 
  『아닙니다. 저는 사업을 하는 규모도 있고 해서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어촌 체험 프로그램 등 관광과 접목한 사업으로 전향할까 고민 중입니다. 어차피 산업과 관광을 연계시켜야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행히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식에게 이 업을 물려주겠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거제가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식한테까지 이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조상 대대로 500년을 거제에서 살아왔다는 諸益俊(제익준)씨는 유리온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시설농업을 하고 있다. 그는 「토마토 짱」이라는 브랜드로 백화점 납품, 직판, 홈페이지 주문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에 생산량의 65%를 납품하고, 35%는 직판과 홈페이지 주문 판매로 처리한다. 그는 판매가격을 낮추기보다는 고급화로 고객을 공략해야 한다고 믿고 있고, 그런 전략은 성공했다.
 
  諸씨는 1995년 자신의 돈 1억원과 정부 지원 보조금 등 4억5000만원을 들여 유리온실시설 농업을 시작했다. 태풍 피해로 시련을 겪었지만 지금은 유리온실을 지을 당시 정부로부터 빌린 돈을 다 갚고 저축해 자녀 2명을 대학에 보내면서 살고 있다. 1년 단위로 그의 농장 매출은 1억8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의 1년은 씨를 파종하는 8월1일에서 이듬해 7월30일까지다.
 
  거제면 화원리에 있는 그의 유리온실은 홈페이지 주문자와 직판 고객들을 상대로 「토마토 따기 체험장」으로 제공된다.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토마토 생산과정을 직접 와서 보고 가면 그만큼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嚴峻씨가 고민하고 있는 산업과 관광의 연계를 이미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거제의 조선업이 자신의 농사일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 역시 인력난을 호소했다.
 
  『젊은 사람들은 조선소로 가기 때문에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요』
 
  대신 그는 조선업 호황으로 이루어진 거제 지역의 경제 활성화가 자신의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일정한 생활수준이 되면 고급스러움과 건강을 생각하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상품의 고급화 전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諸씨는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농장의 규모를 늘려서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고아와 장애인들의 어머니
 
  많은 사람들이 「거제의 빛」을 빚고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장승포에 위치한 정신지체장애시설 「애광원」 金任順(김임순) 원장이다(편집자 주: 애광원에서는 정신지체장애인을 「지적장애인」이라고 부른다). 경북 상주 출신의 金원장이 거제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51년 6·25 전쟁으로 인한 피란 때문이다.
 
  거제도로 피란을 간 金원장은 전쟁고아들의 딱한 사정을 보고 그들의 어머니가 돼주기로 결심했다. 이듬해인 1952년 장승포에 움막을 지어 전쟁고아들을 보살펴 주기 시작했다. 그곳이 애광원이다. 그 후 지금까지 55년간 거제도에서 전쟁고아와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89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賞을 수상했고, 호암상(1994), 유관순상(2007) 등을 수상했다. 1995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애광원은 1978년부터 정신지체장애인 시설로 전환했다.
 
  장승포에 있는 애광원을 찾아갔다.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이었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낯선 방문객의 이동을 지켜보는 장애인들이 보였다. 단아한 노인이 기자를 맞아 주었다. 金원장의 나이는 만으로 82세다. 귀(청각)가 밝았고 발음은 정확했으며 얼굴은 고왔다.
 
  ―떠나실 생각해본 적 없습니까.
 
  『왜 떠나요. 여기가 천국인데. 나는 한 곳에 머무는 정박기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곳 거제도가 참 좋아요. 경치, 물, 인심 어느 하나 안 좋은 것이 없죠. 무엇보다 여기에는 내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솔직히 정상적이지 않은 지체장애인들을 돌보는 게 귀찮을 때도 있지 않습니까.
 
  『왜, 귀찮지? 천사들과 함께 있는 일이. 저 아이들은 참다운 인간의 원형을 가지고 있어요. 화나면 화내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하고, 누굴 속일 줄 모릅니다. 그게 천사가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올라오면서 보니까 시설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 그런 얘기해요. 사실 나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섭섭해요. 당연히 이런 곳은 시설이 좋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 아이들은 우리가 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스스로 못 해요. 얼굴이 찌그러지고 침을 흘리는 모습이 징그러워 보이겠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지적장애인들을 아름답게 살게 해야 할 책임이 있어요. 지금 사는 이곳이 그들에게는 천당이 돼야 해요』
 
  애광원에는 정신지체장애인 240명이 살고 있다. 연령 제한은 없다. 입소할 때는 13세 미만으로 연령을 제한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지내야 한다고 한다. 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그들을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 수용돼 있는 최고령 정신지체장애인은 51세다. 앞으로는 그들을 위한 양로원 개원까지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많은 건물이 필요한 까닭
  
  ―조금 전에 올라오다 보니까 건물을 증축하고 있던데 아직도 시설이 많이 필요합니까.
 
  이런 질문을 하는 기자가 한심해 보였나 보다.
 
  『말했잖아요. 이 사람들은 여기서 죽을 때까지 있어야 된다고. 지금 장애인 숙소인 둥지마을을 증축하고 있는데, 그게 1988년에 지은 숙소예요. 당시는 아동 장애인 66명을 수용할 목적으로 지었는데, 지금은 107명의 성인 장애인이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얼마나 비좁겠어요. 거듭 말하지만 이곳은 그들에게 천국이 돼야 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증축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걱정이에요. 후원하는 마음들은 고마운데 일반 고아원 같은 시설과 우리의 차이를 너무 몰라요』
 
  ―애광원 출신 중에 훗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있죠. 후원회원이 된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저는 가급적이면 여기에 못 오게 해요. 이곳에 있던 사람이 손자를 데리고 이곳에 온 적이 있어요. 자기 생각에는 여기가 고향이나 다름 없으니까 얼마나 그리웠겠어요. 그런데 이 손자가 이곳에 있는 지적장애인들을 보고 「할머니, 우리 아버지도 저런 사람이었어요?」 하고 묻더래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오지 말라고 했어요.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연세가 있으신데, 원장님의 뒤를 이을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요.
 
  金원장이 강한 부정의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내 뒤를 걱정 안 해요. 내 뒤에 사람이 많잖아요. 나는 내 세대에서 내 능력만큼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 뒤는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실 겁니다』
 
  金원장은 막사이사이賞 수상으로 받은 상금 3만 달러를 장애인 숙소 짓는 일에 몽땅 썼다. 金원장에게는 자신의 집이 없다.
 
  金원장과의 대화를 마치고 애광원 언덕에서 내려다본 장승포 앞바다는 무척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이 그녀가 이곳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造船 다음은 觀光이 거제를 이끈다
  
  거제의 경제 부흥과 활력을 이끄는 대우, 삼성 양대 조선소가 불황을 겪게 되면 거제의 경제가 함께 침체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두 조선소가 수주해 놓은 물량이나 기술상 10년, 20년 후에나 발생할지도 모르겠지만, 거제 사람들은 별 걱정을 안 하는 눈치다. 거제도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해금강, 외도, 지심도, 내도, 대소병도, 학동몽돌해수욕장, 해발 500m 내외의 10大 명산 등 천혜의 자연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거제도 地名(지명)에서 물가나 바닷가를 뜻하는 「浦(포)」라는 글자가 들어간 地名이 200개가 넘을 정도로 아름다운 리아스式 해안을 가지고 있다. 면적은 400.7km2 제주도의 4분의 1 규모지만 해안선은 386.6km로 제주도보다 길다. 제주도의 해안선 길이는 253km다. 포로수용소유적지공원, 옥포대첩기념공원, 해금강테마박물관, 거제자연예술랜드 등 문화유적자원이 풍부하다.
 
  거제시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앞으로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들을 진작부터 추진하고 있다. 거제 「1000만 관광객 시대」 도래의 시발은 2010년 완공될 거가대교다. 1971년 거제대교의 개통이 거제 옥포조선소의 출발로 이어졌듯이, 거제의 미래를 이끌 성장동력인 관광산업은 거가대교를 통해서 뻗어나가게 될 전망이다.
 
  관광객 1000만 명 시대의 징조는 벌써 보이고 있다. 지난해 거제도를 찾은 관광객은 411만 명으로 전년보다 68만 명이 증가했다. 1995년에 개장한 외도는 지난해 8월3일 입장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외도를 관리하는 「외도 보타니아」 주강혁 상무에 따르면 현재 외도 입장객 수만 1년 평균 10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4월과 5월, 8월에는 하루 평균 1만 명이 넘을 때도 있다고 한다.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알려진 후에는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14만5455m2(4만4000평) 규모인 외도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원으로 금년에는 매출액 10%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외도 말고도 거제에는 1년에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가 또 있다. 포로수용소유적지 공원이다. 이곳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 朴美子(박미자)씨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사람들도 찾아오지만 휴가철 등을 맞아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관광객 등이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기쁨
 
  거제시는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현재 포로수용소유적공원 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세계평화미래관, 야외병영체험시설 등을 만들 계획이다. 보는 관광을 넘어 체험하는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취재 중 외도, 해금강 등 거제도의 아름다운 곳을 다 둘러보았지만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기자가 거제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꼭 방문을 권하고 싶은 곳이다.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또 하나 있다.
 
  대우·삼성 양대 조선소다. 그곳에 가면 400만m2(130만 평)에 달하는 조선소 크기에 우선 놀랄 것이고, 이어서 상암월드컵 축구장 9개 크기인 세계 최대 100만t급 도크에 놀랄 것이다. 수십만 톤급 배를 만들면서도 0.01mm의 오차를 허용치 않는 정밀함에 더욱 놀랄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올 때는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자부심을 갖고 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 거제도에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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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金汗謙 거제시장 
  
『1000만 명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 
   
 『大宇·삼성 조선소 지원 위해 지난 6월 市의 행정조직을 개편했다』


金汗謙
1949년 경남 거제 출생. 통영수산高·통영수산大 수산가공학과 졸업. 경남大 경영대학원 수료. 초등학교 교사. 거제청년회의소 회장. 경남도의회 의원 역임. 
  
金成東 月刊朝鮮 기자 (ksdhan@chosun.com
 
사계절 꽃이 피는 도시
  
 金汗謙(김한겸·58) 거제시장을 지난 11월2일 오전 거제시장실에서 만났다. 환담을 나눌 시간도 없이 곧바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어제 거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펜션 등 건물의 외관이 아름답고, 거리에 꽃이 많더군요. 건축 허가 때 도시 전체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네, 市에 「도시디자인팀」을 따로 만들었어요. 제가 2003년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사계절 꽃이 피는 깨끗하고 보기 좋은 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꽃이 많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읍·면·동 별로 상금을 걸고 경쟁을 붙이고 인센티브를 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사시사철 꽃피는 거리를 조성했습니다. 건물을 허가 내줄 때 가능하면 디자인 쪽까지 고려해서 하고 있습니다』
 
  ―해변가 등 거제市의 외곽을 돌아보니까 최근 펜션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펜션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던데요.
 
  『건축 허가를 할 때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합니다. 거제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허가를 내줄 수 없습니다. 무분별하게 펜션이 들어서기 어려운 상황이죠』
 
  ―거제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규제를 받는 지역이 많은데 그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일은 없습니까.
 
  『있죠. 일례로 거제市에 속해 있는 지심도가 국방부 소유의 땅입니다. 동백꽃으로 유명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죠. 이제는 국방부에 그 땅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국방부에 가서 「지심도를 우리가 살 테니 돌려 달라」고 했어요. 국방부 측이 필요한 땅 일부만 제외하고 돌려받기로 합의가 됐어요.
 
  그런데 환경부에서 제동을 걸었어요. 「거제市에서 땅을 사가면 난개발을 한다」는 거죠. 말이 안 되는 소리예요. 난개발을 할 수 없어요. 국립공원 지역에 우리가 화장실을 짓거나 오솔길을 하나 내도 환경부 허가를 받아야 하거든요. 그런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 난개발을 걱정하는 것은 난센스죠』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입장료 다툼
 
  지난해 거제市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입장료를 놓고 싸움을 벌였다. 국립공원 지역이라는 이유로 거제시민이 해금강이나 학동에 바람을 쐬러 가는 경우나 친인척 집에 나들이 가는 경우에 입장료를 내고 다녀야 한다는 논란이 일자 거제시 차원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정부는 지난 1월부터 국립공원 입장료를 전면 폐지했다.
 
  ―국립공원 지정 지역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서 모든 시설의 개보수를 해주고 있는 겁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학동이 국립공원 지역입니다. 재작년까지는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국립공원이라고 해서 입장료를 받았어요. 재작년에 「위니아」 태풍이 왔을 때 학동이 많은 피해를 당했어요. 학동해수욕장은 몽돌이 깔린 곳으로 유명합니다. 태풍이 들이닥쳤을 때 몽돌 위에 있는 소나무의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흙이 파여 나갔어요.
 
  그래서 「국립공원 지역이니까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보수를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예산이 없다고 안 해요. 소나무를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학동 주민들에게 우리 市가 땅을 구입했죠. 그렇게 보수를 해서 소나무를 살린 적이 있습니다』
 
  ―관리는 거제市 관할로 넘어온 겁니까.
 
  『아닙니다. 지금도 국립공원에서 관리하죠. 자기들이 힘든 것은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고 하고, 규제는 강하게 하는 거죠』
 
  ―그래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규제가 난개발을 막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그런 측면을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규제를 하는 만큼 관리도 잘 해달라는 거죠』
 
  金시장은 2003년 5월 보궐선거로 거제시장에 당선된 후 2006년 5월 제4회 지방선거에서 再選(재선)됐다.
 
  ―거제 시장이 되기 전에는 경남도의원을 지내셨는데 그때 「만일 내가 시장이 되면 이런 일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따로 있습니까.
 
  『우리 市는 세계 2, 3위의 대우·삼성 양대 조선소가 있는 도시입니다. 두 조선소가 없는 거제市의 발전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두 기업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市가 간섭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뿐입니다. 그것을 위해 市 행정조직도 지난 6월에 개편한 바 있습니다』
  
 
  『조선산업 호황 10년, 20년 지속될 것』
 
  ―조선산업이 거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절대적입니다. 인구 규모만 봐도 절대적입니다. 대우·삼성 양대 조선소의 근로자와 임직원이 약 5만 명입니다. 가족을 포함하면 13만5000명으로 우리 市 21만 인구의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양대 조선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월 220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양대 조선소의 매출액 112억 달러를 기준으로 해서 나온 겁니다. 인건비는 총매출에 25% 정도로 보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양대 조선소의 매출액이 400억 달러 이상이 되는 5, 6년 후에는 거제에 얼마나 많은 돈이 풀리겠습니까』
 
  ―거제市의 稅收(세수) 중 대우해양조선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지난해의 경우 市稅(시세) 716억원 중 197억원이 두 조선소에서 나왔습니다. 市稅의 28%를 차지하는 거죠. 우리 市가 지난해 1월부터 재래시장과 동네슈퍼 활성화를 위해 「거제사랑상품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까지 104억원어치를 판매했는데 동일 기간 내 국내 최고 판매고라고 합니다. 이 상품권의 90%를 삼성과 대우에서 구매했습니다』
 
  ―의존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심하죠. 심하지만 양대 조선소는 앞으로 계속 거제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봅니다. 조선산업이 활황을 맞으니까 시장·상가·음식점·숙박업 등 관련 산업이 더불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거제를 관광휴양도시로
 
  ―거제市의 산업별 인구 구성비는 어떻게 됩니까.
 
  『1차 농어업 인구가 25%, 2차 제조업 등이 42%, 3차 서비스업 종사자가 33%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거제시민들의 소득이 금년에 3만 달러를 돌파하는 겁니까.
 
  『우리 市가 소득 2만 달러를 넘긴 때가 2003년입니다. 2004년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1만4000달러였을 때 우리 市의 소득은 2만2000달러였습니다. 지난 해에는 2만5000달러를 돌파했는데 잠정적으로 통계를 내보니 이미 3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봅니다.
 
  조선소 인부들의 대졸 초임이 4000만원을 넘습니다. 기능직도 4, 5년만 되면 5000만원 이상 다 됩니다. 거제는 어장도 있고 농업도 있고 여러 분야에서 소득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관광휴양도시로서의 거제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관광 인프라 중에는 역사적인 인프라와 자연적인 인프라 두 가지가 있는데 거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도시입니다. 앞으로 조선테마공원을 만들고 콘도·골프장 건설을 해나가야겠지만 기존의 천연 환경만으로도 거제는 커다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명승 2호인 해금강, 1995년 개장 후 지난해 관광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외도, 학동해수욕장 등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역사 분야의 관광 인프라는 무엇이 있습니까.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첫 승을 올린 옥포대첩의 승전지가 이곳입니다. 경남 4大 누각 중 하나인 거제 「기성관」, 거제 「향교」, 신라시대에 축조돼 현재 남아 있는 城 중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인 「폐왕성」 등 역사 유적지가 많습니다.
 
  6·25 때 인민군 포로들을 수용했던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이미 한 해에 100만 명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됐습니다. 내년부터는 무기체험관, 야외병영체험 시설 등을 추가하는 공사를 시작합니다. 보는 관광이 아니라 체험하는 관광상품을 만들 겁니다』
 
  ―연간 거제를 찾는 관광객 수는 얼마나 됩니까.
 
  『2004년 317만 명, 2005년에는 343만 명, 작년에는 413만 명이 거제도를 찾아왔습니다.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광객 수가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거제관광은 잠깐 다녀가는 관광이라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일 관광이 아닌 묵고 가는 관광으로 만들기 위해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콘도 등의 시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0년에 거가대교가 개통되고 나면 1000만 명 관광객 시대가 올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 중부권과 수도권의 관광객은 물론이고,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거제도를 찾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거제에 와서 지출하고 가는 비용을 통계로 낼 수 있습니까.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보통 당일 여행인 경우는 1인당 평균 4만5000원 정도를 쓰고 간다고 합니다. 작년에 거제를 찾은 관광객들을 당일 여행자로만 계산하면 1870억원 정도를 쓰고 간 셈이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당일 여행보다 숙박여행은 2.6배를 더 지출한다고 합니다』
 
  ―거제市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면서요.
 
  『거제市에는 60개국에서 온 4300명 정도의 외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보다 외국인이 많습니다. 양대 조선소 기술 인력과 외주 업체에서 외국인을 많이 씁니다. 그들을 위해서 미니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거제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보다 관광 경쟁력 높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아직까지는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와 비교한 거제도의 관광 경쟁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제주도는 바람이 불거나 태풍이 오면 접근이 어렵습니다. 우리 거제는 육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접근성에서 제주도보다 낫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거제에서 부산까지 2시간 30분 이상 걸렸는데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40여 분 거리로 좁혀집니다.
 
  자연환경에 있어서 제주도 면적이 우리보다 4배 이상 크지만, 해안선은 우리가 훨씬 깁니다. 제주도는 타원형 해안이지만 우리는 굴곡이 심한 리아스式 해안이라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죠.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는 의미입니다.
 
  제주도는 연간 관광객이 500만 명이고 우리는 지난해에 4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제주도의 관광객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고 우리의 증가세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에는 한라산이 있는데요.
 
  『우리 거제에는 한라산같이 높은 산은 없지만, 해발 400m, 500m대의 대금산·계룡산·망산 등의 10大 명산을 가지고 있어요. 거제도는 등산과 해안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거제의 비싼 물가는 떨어지게 될 것
 
  ―물가가 비싸다는 점은 제주도와 거제도의 공통점 아닙니까.
 
  『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싸고 좋은 제품들이 들어와서 비싼 물가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동남아 도시들과 비교할 때, 경쟁력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형태는 관광 목적이 30%, 휴양 목적이 70%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인들이 주요 관광객이라고 하죠.
 
  지금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3박4일 일정으로는 거제 관광이 어렵지만, 거가대교 등이 개통되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여행경비도 동남아보다 저렴할 겁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색다른 관광 패턴으로 일본·중국·동남아 등의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金시장은 『이 이야기는 꼭 써주었으면 좋겠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財源 문제만큼은 중앙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환경기초시설이나 도로교통 개선은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처럼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은 국가에서 추진하고 자치단체는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에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부자 도시 거제의 재정규모는 3111억원이고, 재정 자립도는 37.8%다.● 

입력 : 20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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