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공동이용수역 수로조사 해도'를 북한에 넘겨 간첩죄 혐의 등으로 고발된 문재인 대통령 등 지난 정권 실권들에 대해 경찰이 각하(불송치)했다.

21일 《월간조선》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여적·간첩·일반이적·예비·음모·준적국 혐의로 고발된 문재인 전 대통령,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남북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치적 활동의 일환으로 정당한 직무 집행"이라고 밝히며 지난 11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한강 해도는 지난 2018년 11월 남북 공동 수로조사를 거쳐 제작됐다. 다음해인 2019년 1월 판문점 남북군사실무접촉에서 북측에 전달됐다. 당시 공개된 해도는 총 3건으로, 각각 2020년 6월 10일과 9월 30일자로 3급 비밀로 분류됐다.

구주와 변호사는 지난 4월 "해도가 3급 비밀로 지정되며 국가기밀이 됐고, 북한에 유리한 자료이기 때문에 형법상 간첩죄에 해당한다"며 문 전 대통령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사건은 경찰로 이첩됐다.

경찰은 한강 해도 제작과 전달이 "남북이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상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되는 데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며 "북한의 편면적 이익을 위하거나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해도를 전달할 당시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 지침상 '좌표가 포함된 해상도 120m 보다 정밀한 수심자료'에 대해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었고 해당 지역이 '공동이용수역'이었다는 점도 불송치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2018~2019년 당시 비밀로 취급되고 있지 않으며, 당시 남북관계 등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에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 변호사는 "명백한 국가기밀(3급 비밀)을 넘겼는데도 간첩·이적 혐의가 될 수 없다는 건 앞으로의 유사 사건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