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에 맞설 것”…주한 타이베이 대표부, 대만 건국절 행사 성료 : 월간조선

“대만은 권위주의 국가의 하이브리드 전쟁(군사‧비군사 수단을 혼합해 상대국의 혼란을 야기하는 전술) 및 회색지대 도발에 대응했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동일한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교류 협력을 심화해 권위주의의 도전에 함께 맞서고 세계 민주주의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주한 타이베이 대표부가 지난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화민국 113주년 국경절 리셉션(축하 연회)’을 열었다. 량광중(梁光中‧63)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대표는 이날 “최근 몇 년간 권위주의 국가들은 사이버 공격, 인지전, 가짜뉴스 등의 수법을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결합하여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장하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약화시키며 국제환경 재편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현재 국제사회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세계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에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비롯하여 동일한 이념을 공유하는 여러 국가들도 무력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대만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또 “대만은 중국의 각종 위협과 침투에 맞서 ▲국방력 강화 ▲경제안보 구축 ▲민주국가와의 협력 심화 ▲안정적이고 원칙적인 양안관계 리더십(지도력) 발휘를 포함한 ‘평화 4대 기둥’을 적극 실행할 것이며 전쟁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고 실력으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평화공동체를 이루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참여해 축사에 나섰으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매년 10월 10일은 대만이 국경일로 삼고 있는 쌍십절(雙十節)로, 1911년 10월 10일 우창 봉기(武昌起義)를 기념하는 날이다. 우창 봉기는 청나라를 무너뜨린 신해혁명(辛亥革命)의 발단이었다. 아래는 량광중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대표 대표의 축사 전문(全文).

의원님들, 중화민국 우방국 대사님들, 교민 그리고 한국의 오랜 친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화민국 건국 113주년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해주신 여러분을 환영하며, 저와 대표부 동료들은 서울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중화민국의 생일을 축하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올해 1월 13일, 대만 국민은 중화민국 라이칭더 총통, 샤오메이친 부통령 및 제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을 선출하며 다시 한번 민주주의 가치와 생활양식에 대한 견지를 전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민주·평화·번영은 대만의 국가 방향이자 대만과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이기도 합니다. 대만은 세계의 민주·평화·번영을 촉진하는 핵심 세력이 되겠다는 의지와 그에 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만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2023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2023)에서 10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대만 역시 권위주의 시대를 겪었기에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권위주의 국가들은 사이버 공격, 인지전, 가짜뉴스 등의 수법을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결합하여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장하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약화시키며 국제환경 재편을 끊임없이 시도해왔습니다.

대만은 권위주의 국가의 하이브리드 전쟁 및 회색지대 도발에 대응했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동일한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교류 협력을 심화해 권위주의의 도전에 함께 맞서고 세계 민주주의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세계는 극도로 불확실한 시대에 처해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충돌로 인해 세계 안정과 경제질서가 훼손되었습니다. 평화는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확고한 민주 동맹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세계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에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동일한 이념을 공유하는 여러 국가들도 무력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대만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대만은 중국의 각종 위협과 침투에 맞서 국방력 강화, 경제안보 구축, 민주국가와의 협력 심화, 안정적이고 원칙적인 양안관계 리더십 발휘를 포함한 ‘평화 4대 기둥’을 적극 실행할 것이며, 전쟁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고 실력으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평화공동체를 이루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국제 정세의 변동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이끌었으며 미래에는 반도체, AI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라이칭더 정부는 세 가지 방향으로 대만의 산업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첫 번째 정책방향은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대만’입니다. 대만을 ‘AI의 섬’으로 만들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것입니다. 두 번째 정책 방향은 ‘해양·우주산업 강국으로의 도약’입니다. 드론, 중저궤도 위성, 해양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글로벌 진출, 전세계를 향한 마케팅’입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CPTPP) 등 역내 경제통합 협의체 참여를 적극 쟁취하고, 동일한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경제·무역 관련 협정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공동번영을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 대만의 제5대 무역파트너, 대만은 한국의 제6대 무역파트너로 2023년 양국 무역 총액은 46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대만-한국 이중과세 방지 협정’은 올해 1월 1일에 정식 발효되었으며 앞으로는 양국이 ‘투자보장협정’을 조속히 체결해 양자 무역 투자 파트너십을 심화하여 경제안보 강화 및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함께 이룩하길 희망합니다.

경제·무역 투자 외에도 대만과 한국은 교육, 문화, 스포츠, 관광,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고 이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작년 대만-한국 상호 방문객 수는 170만 명을 기록했으며, 2019년 상호 방문객 수 245만 명, 상호 3대 외래관광객 유치국이었던 코로나 이전 대비 현재 약 70%까지 회복했습니다. 대만 교통부 관광서는 작년 11월 부산에 두 번째 한국 사무소를 설립한바 상호 방문객 수가 300만 명을 돌파할 날이 머지않아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만과 한국의 청년 세대 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한국 워킹홀리데이는 항상 대만 청년들의 인기있는 선택지였으며, K-드라마, K-POP은 물론 프로야구 치어리더까지 모두 대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버블티, 망고 빙수 등 대만의 먹거리는 한국 친구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고, 내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대만이 주빈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양국 국민이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계속해서 상호 이해와 우호를 증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이 자리를 빌려 오늘 참석하신 한국 친구들과 교민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랜 기간 대만의 민주주의 가치를 지지해주심에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는 대만 외교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앞으로도 대만과 한국의 우호 관계를 심화하고, 문화, 교육, 경제·무역,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