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이브(HYBE) 엔터테인먼트 레이블인 어도어(ADOR)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민희진 전 대표가 공식 입장을 내고 “해임은 위법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상법과 정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라며 “어도어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어도어에는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인 뉴진스(NewJeans)가 속해있다.

앞서 지난 27일 어도어 이사회는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신임 대표로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 측은 “이사회가 경영과 제작을 분리하는 것이 어도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라며 “이는 모든 (하이브)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온 원칙”이라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다만 민 대표의 (뉴진스) 프로듀서 직과 사내 이사직은 유지될 예정이다.

지난 5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민 전 대표의 언론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마콜컨설팅그룹은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과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며 “주주 간 계약은 ‘하이브는 5년 동안 민희진이 어도어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어도어의 이사회에서 하이브가 지명한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하이브는 지난 5월 31일 ‘민희진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해임 안건’에 대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법원은 하이브가 이 안건에 대해 찬성하는 내용의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라며 “당시 민 대표에게 이사 해임 사유, 사임 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하이브는 주주 간 계약의 해지를 주장하나 이는 아무 근거가 없고, 대표이사 민희진이 주주 간 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사실도 없다.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고,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어도어 이사회가 발표한 내용은) 명백한 거짓이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해임된 것이지 물러난 것이 아니다. 어도어 이사회가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시키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어도어 정관상 이사회는 일주일 전에 각 이사에게 통지해 소집하게 되어있는데, 어도어 이사회가 소집 결의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하루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이 있었다”라며 “대표이사 해임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강하게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이사회의 결정은) 안건 통지와 표결 처리까지 모두 상법과 정관이 정한 날짜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개최 일정은 민 전 대표가 연기를 희망해 온 날짜 가운데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전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는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어도어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민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어도어 이사회는 민 전 대표 외 하이브 측 인사인 김 신임 대표, 이재상 대표이사(CE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루어졌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지분을 18% 갖고 있으며, 하이브는 80%를 보유 중이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