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가 경상북도 경주시로 사실상 결정됐다. 그러나 인천광역시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서 재논의 여부가 관건이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이날 4차 회의에서 경주를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APEC 정상회의는 아태 지역 21개국 정상과 각료 등 6천여 명이 모이는 연례회의로, 정상회의·관료회의·기업회의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이후 20년 만인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린다. 개최 도시를 놓고 경주시,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유치경쟁을 벌였다.

선정위원들은 그간 토의·평가에 기반해 국가·지역 발전에의 기여도, 문화·관광자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성을 보유한 경주가 최적의 후보도시라고 다수결로 결정했다. 오는 27일 개최될 준비위에서 선정위의 건의에 따라 개최 도시를 확정하게 된다.

이번 결정에 인천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부 산하 APEC 개최도시선정위원회가 경주시를 개최도시로 선정한 것은 명백한 공모기준 위반"이라며 "수능 만점자를 탈락시킨 것과 같은 참 나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유 시장은 경주시가 유치신청 후 주요 회의장 배치안을 당초 신청서와 다르게 변경하고 개최지역 범위를 타 시도까지 임의로 확대 수정했고, 이는 외교부의 공모 공고문에 적시된 '신청 후 수정 불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공모기준을 충족하는 인천이 개최 도시에서 탈락하고 공모 지침을 위반한 도시를 선정한 것은 공정성이 훼손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유 시장은 "외교부는 공모 지침을 위반하면서까지 결정한 것에 대해 해명하고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며 "조만간 외교부 장관 면담을 통해 시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정부에 재논의를 요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