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3년 제55주년 국군의날 행사 때 제병지휘관을 맡았을 때의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사진=조선DB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4월 25일 타계했다. 향년 77세.
육사 27기 출신인 고인은 군내 대표적인 정보통으로 합참 군사정보부장, 합참 정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12사단장, 9군단장 등 야전 지휘관도 지냈으며 2003년 제55주년 국군의날 행사 때에는 제병지휘관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합참 정보본부장 재직 중이던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당시 북한 해군이 우리 해군에 보내온 교신 내용을 일부 언론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기무사의 조사를 받은 후 자진 전역했다. 교신 내용이 언론에 공개됨으로써, 우리 군이 사건 당시 적절히 현장 대응 조치를 취했으며, 북한군이 기만적인 교신을 구사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당시 노무현 청와대와 여당은 이를 군이 조직적으로 정권에 반발하는 것이라며 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이 정권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해 고인의 전역을 수용하고 관련자들을 경징계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전역 후 고인은 2005~2007년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10년에는 안보교육을 목적으로 한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를 만들었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훈처장(차관급)에 임명된 고인은 박근혜 정권 때에도 유임돼 2017년 5월까지 재임했다.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정권에서 6년 3개월이나 한 자리를 지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훈처장(차관급)에 임명된 고인은 박근혜 정권 때에도 유임돼 2017년 5월까지 재임했다.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정권에서 6년 3개월이나 한 자리를 지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고인은 보훈처장 재직 시 대한민국의 정체성 및 안보관 확립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2014년에는 광화문광장에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하려 했으나 '박원순 서울시'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2016년에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결국 5‧18 단체들에 가로막혀 보훈처장인 고인이 기념식장 참석을 저지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에 대해 해임촉구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해 6‧25 행사 때에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11공수여단의 광주시가행진을 추진하다가 다시 한번 민주당과 5‧18단체들로부터 격한 비난을 받았다.
그런 업보 때문일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고인은 ‘적폐’로 몰려 내내 고초를 겪었다. 새 정권이 들어선 후 신임 각료들에 대한 국회의 임명 동의가 있기 전까지는 전임 정권의 각료들을 잠시 유임시키는 것이 관례였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첫 번째 조치로 고인을 보훈처장 자리에서 해임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먼저 고인이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회장과 보훈처장으로 있으면서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안보교육용 DVD를 제작, 보급한 것이 ‘우편향 안보교육’ ‘편향적인 정치교육’으로 몰렸다. 이 때문에 국정원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던 고인은 결국 2020년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문재인 정권의 보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재인 보훈처’는 3‧15민주묘지기념관 전시물을 마음대로 교체했다는 이유로 ‘직권남용’, 보훈처 산하 단체 비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직무유기’로 고인을 고발했다. 국가 부처가 자기 부처의 전직 수장(首長)을 고발하는데 동원된 것이다.
직무유기 혐의 등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처분을 내리자 ‘문재인 보훈처’는 다시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박승춘 때리기’를 계속했다. 이 위원회는 5개월간의 활동 끝에 2019년 1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시행된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에 박승춘 전 처장의 지시로 이념 편향적인 민간단체 인사들이 대거 강사로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수성향인 보훈단체들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압박으로 받아들여졌다.
직무유기 혐의 등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처분을 내리자 ‘문재인 보훈처’는 다시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박승춘 때리기’를 계속했다. 이 위원회는 5개월간의 활동 끝에 2019년 1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시행된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에 박승춘 전 처장의 지시로 이념 편향적인 민간단체 인사들이 대거 강사로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수성향인 보훈단체들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압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뿐이 아니었다. 고인은 전방 소대장 근무 시절 고엽제 살포의 영향 때문에 암에 걸린 후 보훈대상자(상이군경) 신청을 했으나 문재인 정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선정을 미루었다. 문재인 정부는 고인의 보훈대상자 신청을 최초 접수·진행했던 서울지방보훈청 소속 지청장에 대해 감사를 벌이기까지 했다. ‘문재인 보훈처’는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치졸하다는 비판이 일자 신청 7개월만인 2019년 1월에야 고인을 보훈대상자로 인정했다.
문재인 정권 내내 핍박받았던 고인은 윤석열 정권 출범 후인 2022년 12월 사면·복권됐다. 오랜 암 투병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우파 인사들의 모임에 참석했으나,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4월 28일 오전 9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