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던진 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한일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자유주의' '독립운동의 합당한 평가' '통일'이 담겼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3·1운동은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래지향적인 독립 투쟁이었다”며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주의는 계몽 시대 이후 줄곧 시대정신이었다. 

실제 우리 국민은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유를 누리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으며, 왕정 복원이 아닌 자유를 누리는 미래를 지향했다. 

우리나라가 자유와 번영, 찬란한 문화를 구가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한 것은 자유주의 정신을 계승했기 때문이란 이야기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합당한 평가'에 대해서도 거론했는데, 그동안 무장 독립 투쟁만이 강조 돼 상대적으로 독립의 일등공신이면서도 음지에 묻혀있던 독립운동가들도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재평가 한다는 명분으로 독립운동의 얼굴로 내세운 홍범도, 김원봉이 대표적인 무장 독립 투쟁을 해온 독립운동가다. 다만 홍범도는 1927년 소련공산당에 입당했고, 김원봉은 북한으로 가서 각료급 지위에 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현충일에 6·25 남침 공로로 북한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칭송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세운 '독립운동의 합당한 평가'는 최근 일고 있는 이승만 재평가 움직임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의 희생과 투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돼야 한다”며 통일의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통일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북한이 남북 관계를 ‘동족 아닌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 불가’ 노선으로 돌아선 것과 관련 깊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올해부터 7월 14일을 '북한 이탈 주민의 날'로 제정했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국민 모두가 탈북민에게 보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문 정부는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4년 연속 불참했다. 북한 인권 재단 사무실을 폐쇄하고 북 인권 단체들에 대한 지원금도 끊었다. 김여정 한마디에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들었다. 그래서 미국 의회의 ‘인권 청문회’ 대상이 됐다.

윤 대통령의 탈북민에 관한 메시지는 김정은에게는 누구보다 관대했으면서도 탈북자들에겐 냉담했던 문재인 정권에 보낸 경고의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따로 탈북자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