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망친 것들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의 경찰, 총경 류삼영이 국민을 위한 입법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의 세 번째 영입 인사,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지난 18일 민주당 인재 영입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전 총경이 이날 밝힌 정치 입문 계기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류 전 총경은 검경 수사권에 대한 향후 행보에 대해 묻자 즉답을 피했다.

류 전 총경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정치를 하면, 검경(檢警) 수사권에 관한 활동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콕 집어서 하는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류 전 총경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8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수사권을 남용하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견제가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제한하고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등 수사기관 개혁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류 전 총경은 이날 인재 영입식에서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침해하는 대통령령을 통해 경찰의 수사 종결권을 침해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확장하는 ‘검수원복(검찰수사권 원상복구)’을 시행하고 있다”며 “시행령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류 전 총경이 지적한 ‘검수원복’ 시행령은 정부가 지난 10월 17일 공포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안(대통령령 제33808호)이다. 주요 내용은 ▲경찰의 보완수사 전담 원칙 폐지 ▲경찰의 보완수사 및 재수사 기한을 요구가 접수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명시 ▲고소·고발장 수리 후 수사 기한을 3개월 이내로 명시 ▲수사 기관의 고소·고발 접수 의무 명시 등이다. 이 시행령이 나오기 이전에는, 민주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보완수사 기간 제한이 법령에 없었다. 다른 조항도 마찬가지다.

《월간조선》은 2023년 1월호(12월 17일 발간)를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해당 기사에 따르면 경찰의 법리 오해로 인한 피해 사례도 많았고, 수사가 지연되는 통계도 존재한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시·도 경찰청의 전체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18년 48.9일, 2019년 50.4일, 2020년까지 55.6일이었다. 그런데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부터 64.2일, 이듬해인 2022년엔 67.7일로 늘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2021년 1월) 이후 2022년 4월 6일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12일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변호사 1155명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과 비교하여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지연이 심각하다’고 보는 비율은 66.1%에 달했다. 형사 고소 사건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기간 내에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냐는 물음엔 82.4%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스스로 ‘국민의 경찰’이라고 밝힌 류 전 총경은 격언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 국민보다는 자당(自黨) 정치인, 권력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민주당의 수사권 조정 논리’와 같았다.

“제가 경찰 수사를 오래 했는데, 경찰 수사 격언에, ‘수사의 칼에는 눈이 없다’고 했습니다. 수사의 칼에 눈이 없다는 말은 수사를 함에 있어서 니편, 내편을 가리지 말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수사는 공정이 그 본질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야기했죠.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뭐냐.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사가 대상자의 편의에 따라 한 편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현미경식 수사와 연이은 ‘먼지 털이식’ 압수수색이 가해지는 이른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하는 것입니다. 혐의가 나올 때까지 계속 수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류 전 총경은 출마 예정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그 정도까진 진도가 안 나갔다”라고 대답했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