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위 '이낙연 신당'과 관련해서 "분명한 건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정치적 대안이 불가피하다고 확신하게 됐고, 그것을 위한 준비는 막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9일,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출판기념회에서 창당 계획과 관련해서 이 같이 언급했다. 전남 고흥군 출신인 남 전 실장은 2021년 12월 이 전 대표가 21대 총선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로부터 이낙연 선거사무실 집기 등을 지원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씨와 함께 '이낙연 최측근'으로 꼽히던 인사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시 강서구 갑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계획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남평오 전 실장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불행하게도 작년 대선부터 시험문제가 '윤석열, 이재명 중 하나를 고르세요'였는데 지금도 그 시험문제가 그대로 있다"라고 하면서 "이대로 내년 총선에 가면 3년째 시험문제가 똑같이 나와 국민들이 '답이 없다'고 할 것이지만 억지로 고르라고 할 것"이라며 "제3의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또 "여야 모두 싫고 시험 문제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정답 없는 시험지에 또 다른 답 하나를 올려놓는 것을 함께 할 단계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남 출신이라고 해도 사실상 지역 기반이 없고, 전국적인 지지세도 미약한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 활동 재개, 신당 창당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비명계 또는 과거 친문계가 합류하 '친낙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문재인'이라는 인물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지원할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정치 구도상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지원' 없이 자립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낙연 전 대표가  "여야 모두 싫고 시험 문제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크다고 할 수 없다. 

이낙연 전 대표가 '문재인'과 결별하지 않는 한, 자신도 총리와 집권여당 대표로서 큰 책임이 있는 '문재인 실정'을 통렬하게 반성하지 않는 한, 유력 대선주자 시절 끝내 하지 못한 '문재인과의 차별화'를 하지 않는 한, 이 전 대표가 '새로운 선택지'를 자처하는 일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