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어 논리를 바꿨다. 기존에는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허위사실'이라고 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는 자신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박근혜 정부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현동 소재 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종상향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021년 10월,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나서 문제가 됐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까지 같은 얘기를 되풀이했다. 

이재명 대표 주장과 달리 '백현동 개발' 당시 성남시 관계 공무원들은 이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근혜 정부의 압박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이 대표는 16차 공판을 앞두고 방어 논리를 바꿨다. 

이재명 대표는 6일, 16차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형사 책임이 면책돼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정감사 당시 발언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제9조 3항은 "국회에서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사람은 이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는 외에 그 증언·감정·진술로 인하여 어떠한 불이익한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즉, 이재명 대표는 자신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박근혜 정부가 압박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으로 다뤄야 할 문제이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새로운 '방어 논리'는 법리적으로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 대표가 내세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제9조 3항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 감정인, 참고인 등의 자유로운 증언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혀 '국민 대리인'인 국회의원들이 진상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의 '알 권리'를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법률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 역시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는 '공직선거법'을 배제한다는 별도 규정이 없고, 불이익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해당법은 증인의 자유로운 증언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지 범죄행위까지 보호해 치외법권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국회에서 허위 진술한 증인에 대한 명예훼손 처벌 선례가 있다"라고 반박하면서 재판부에 "이 점을 고려해 주장을 기각해 달라"며 밝혔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