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왜 젊은 층에 인기가 없는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을 잡겠다는 전략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준석 끌어안기' 하나밖에 없어 보이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준석씨는 정치권에서 닳고 닳은 인물이다. 국회의원 선거를 3번이나 나갔다. 정치권에서 '갑'과 '을'의 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자신이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할 가능성이 크다. 

깜짝 회동을 위해 이씨가 참석한 토크콘서트에 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대놓고 망신 주지 않았나. 그것도 유창한 영어로. 

국민의힘은 이씨를 끌어안는다고 젊은 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느냐는 근본적인 의심의 답부터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씨와의 화해가 국민의힘에 플러스가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대통령을 '환자'라고 비판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씨가 다시 전면에 나섰을 때 환호하는 이도 있겠지만 지지를 철회하는 세력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에게 스레드가 뭔지 아느냐고 묻고 싶다. 

솔직히 필자도 몰랐다. 

스레드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가 출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기존 가입 정보로 스레드에 손쉽게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스레드는 출시 닷새 만인 지난 7월 10일 가입자가 1억 명을 넘어섰다.

스레드 상에서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 

젊은이들과 서슴없이 소통하는데, '60대 중에 가장 밈잘알'이란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는 '밈잘알'이란 젊은이들이 쓰는 줄임말의 뜻을 아는 이도 소수일 것이다. 

밈(meme)은 인터넷 유행 콘텐츠를 뜻한다. 밈잘알은 요즘 유행 콘텐츠를 잘 안다는 의미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젊은이들의 세상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는 이야기다. 

젊은 도민이 ‘ㅋㅋㅋㅋㅋ 서울시민 부러워서 운다 우러’ 라고 글을 올리면 김 지사는 '쉿, 울지마. 나의 작은 서울시민'이라고 답한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트위터에는 ‘ByeByeBirdie’라는 해시태그(#)를 단 항의 글들이 이어졌다. 트위터 로고가 파랑새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젊은 사람들은 누구를 떠나보낼 때 '잘 가 나의 작은 파랑새'를 응용해 표현을 한다. 

'나의 작은 서울시민'이란 김 지사의 표현은 젊은 층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파주에 사는 시민이 ‘스팔(스레드 팔로우)해달라’고 하자, 김 지사는 '영어마을 어서 오고'라고 답한다. 

자신들의 용어로 답을 해주니 젊은 이들도 편하게 부른다. 60대인 김 지사에게 서슴없이 ‘형’이라고 한다. 

‘형, 부산 사람도 (스팔) 해주는 거야?’라고 하자 김 지사는 ‘나는 경기도가 좋습니다. 해봐’라고 답한다. 

김 지사와 젊은 사람들의 격의 없는 대화는 끝이 없다.  

흉내는 티가 나기 마련이다. 젊은이들이 김 지사에 열광하는 건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감각이 젊은지, 아니면 노력을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김 지사의 소통 방법은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 김동연 지사 같은 정치인이 있었다면 이준석씨에게만 매달리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요즘 국민은 웬만한 언론인, 정치인보다 훨씬 우수하다. 젊은 사람 하나랑 손잡는다고 그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이런 상식을 국민의힘이 깨달아야 재판 중인 장수가 이끄는 민주당에 창피당하지 않을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