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한 원인에는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 부재도 있다.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 '사퇴론'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김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일부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그들의 비판이 진정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선거 패배를 대통령과 당을 흔드는 계기로 삼으려는 이기적 발상에서 나온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한 서병수 의원은 5선이다. 부산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의 동생(서범수)도 국회의원이다. 지난 총선에서 형제가 모두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을 때 뒷말이 많았다. 민주당에서는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부산지역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수도권에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텃밭인 지역에서 5선이나 한 국회의원이 대안은 이야기하지 않고, 대표 사퇴를 이야기하니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가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라도 선언하면서 이런 지적을 했다면 국민의힘의 구원자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오롯이 대통령에게 넘긴 김웅 의원은 어떤가. 

김 의원은 김 대표 사퇴에 대해 "모두 대통령 이야기를 들은 거지, (김) 대표 생각 아니지 않나? 내 말이 틀리면 윤리위원회로 징계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리위원회 징계까지 감수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으면 김태우 공천전에 지적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김 대표에 대한 비판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패장은 비난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김 대표를 비판한 인물 다수는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거나, 그와 대척점에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씨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판의 진정성을 의심 받지 않는 소속 의원들의 쓴소리가 많아야 건강한 방향으로 당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