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당대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민주당 권리당원 백광현씨가 6일 서울고등법원에 항고 의견서를 제출했다.

백씨는 의견서에서 "이재명 대표와 당권을 가진 자들이 당헌 제80조를 개악(改惡), 오남용해 무력화시킴으로써 이재명의 당대표 지위를 보전하려 한 목적이 실현됐다"면서 "이재명이 당대표 지위를 유지하는 목적은 오롯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헌 제80조에 따르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직자의 직무는 정지된다. 단, 정치 탄압 등의 이유가 있으면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8월 이 대표 취임 이틀 전 당 중앙위원회에서 개정됐고, 곧바로 이 대표에게 적용됐다.

백씨는 "최소 주3회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재명이 당무를 제대로 수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라면서 "민주당은 국민과 동떨어진 정치투쟁에 골몰하며 이재명의 초월적 지위를 유지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당헌 제80조는 이재명의 비리혐의에 대한 기소 때마다 무력화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해당 조항 도입 당시의 취지 그대로 적용되게 해달라는 요구 이외에 그 어떤 욕심도 없다"고 의견서에 기술했다.

백씨는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의 운영자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시사 유튜브 현황(보수)> 문건에 '꼴통' '위험' 인물로 표기된 바 있다. 

백씨 등 민주당 권리당원 325명은 지난 3월 2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이 대표를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6월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백씨는 본지 통화에서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개인의 범죄 이야기에 정치와 민생 모두가 묻히고 있다"면서 "이재명의 '방탄 대표직'으로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법이 정치에 밀려 퇴색되지 않도록 법원의 현명하고 빠른 판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