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 등으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기소됐다.

6일 군검찰은 박 대령을 군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지난 7월 19일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장병 관련 수사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군검찰에 입건됐다.

박 대령은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비롯한 관련자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민간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이종섭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 장관은 당시 수사 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다음날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번복했다.

그러나 박 대령은 8월 2일 수사결과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고, 군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 자료를 회수하는 한편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같은 날 박 대령은 보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박 대령에게 '상관명예훼손'이 추가됐다. 군검찰은 박 대령이 무단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방송에 출연, 이 장관에 대한 허위 사실을 말해 상관인 이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군검찰은 8월 30일 박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한편, 박 대령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상대로 낸 보직해임 집행정지 신청 또한 지난달 25일 기각됐다.

박 대령 측과 해병대 측은 '명시적 이첩 보류 지시'가 있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군검찰은 박 대령의 혐의에 관해 "군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중대한 위법행위라 판단한다"면서 "향후 적극적인 공소유지로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