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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보여준 불가사의 멘탈 매직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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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식 21일째 구두로 1989자 분량 읽어
2. 지팡이 짚고 들어가 목멘 목소리로 불구속 호소한 후 영장 기각되자 마이크 잡고 尹 정부 비판
3. 자신의 범죄 소명됐음에도 범죄자 경멸하는 尹 대통령에게 영수 회담 제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구속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보여준 몇몇 모습에 대해 대단한 멘탈의 소유자란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 21일째인 9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부결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단식을 20일 넘게 하는 중에도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인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병문안 때도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해 길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 이 대표는 이날 구두로 1989자 분량을 읽었고, 이를 최측근이 받아 써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한다.


일반인이라면 실신하고도 남았을 가능성이 큰데,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이 대표는 9월 26일 자신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차에서 내려 법원 안으로 들어가던 중 이 대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도 했다. 앞서 녹색병원에서 나설 때도 이 대표가 지팡이를 짚고 걸음을 옮기다 잠시 휘청거려 주변 인사들이 붙잡아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렇게 휘청이던 이 대표는 유창훈 부장판사가 혐의 사실 중 궁금한 것에 대해 물으면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등 직접 변론에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표는 유 판사에게 “딱 하나만 부탁하는데 방어만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제가 조그만 방에 혼자 있으면서 검사 수십 명이 덤비는데 어떻게 방어를 하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유 판사가 마지막 진술 기회를 주자 이 대표가 “판사님의 결정이 저의 운명을 결정한다. 딱 하나만 부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목이 메었다고 한다.


그런데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난 후 이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영장 담당 재판관 앞에서 딱 한 가지만 부탁한다며 방어만 할 수 있게 해달라며 목이 메면서까지 불구속을 읍소한 이 대표가 기각 직후 인터뷰에선 지팡이 대신 마이크를 잡고 윤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셋째 유 판사의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 892자 사유를 보면 '결재 문건과 관련자 진술 등으로 백현동 개발 비리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 '이 대표가 검사 사칭 사건에서 (위증 교사를 한) 혐의가 소명됐다'는 내용이 있다. 


이 대표의 증거 인멸은 사실이고, 백현동 개발 비리에도 그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장 심사 판사조차 이렇게 판단할 정도니, 실제 재판에 가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불구, 이 대표는 뜬금없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 회담을 제안했다. 


대통령실이 명분 없고, 격에 안 맞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은 대통령이 전제군주냐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것은 그를 둘러싼 숱한 의혹 때문이다.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은 피고인, 피의자와의 만남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만으로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의 범죄혐의가 소명됐으니 지금껏 보여왔던 윤 대통령의 모습상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 9단'의 모습을 보이는 이 대표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분석이다. 그런데도 민생을 운운한 영수 회담을 제안했다. 


거절할 경우, 본인과 민주당은 민생을 위해 애쓰는데 윤 대통령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할 명분이 생길 수도 있다. 


국민의힘, 대통령실이 이 대표의 영수 회담 제안의 순수성·진정성을 의심하며 단칼에 거절한 이유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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