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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제2의 DJ' 강조한 이낙연의 속셈은?

호남 지지 확보하려는 이낙연과 그에게 관심 없는 호남의 '동상이몽'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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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방문하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의 김대중(DJ)'를 언급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부터 2박3일 간의 광주·전남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그가 움직인 현 시점은 여러 모로 공교롭다. 검찰이 조만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돌고 있으며, 이 대표는 또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으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하면서도 검찰 소환 일시를 자세하게 알렸다. 이와 관련해서 자신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들을 사실상 총동원하겠다는 속셈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소위 '친명'과 '비명'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만들고 간 '대의원제 폐지'를  양 측이 대립하고 있다. 대의원제가 폐지되거나 대의원 표 비율이 축소될 경우 향후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극성 지지층인 '개딸'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일각에서 '이재명 대안'으로 꼽은 이낙연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몸을 풀고 있다. 더구나 이 전 대표가 정치 재개를 위해 선택한 곳은 광주·전남이고, 그가 이곳에서 '제2의 DJ'를 운운한 것은 여러 모로 정치적 해석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민주당 다움을 회복하고 국민 신뢰를 얻는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제가 무슨 역할을 하느냐보다 민주당이 민주당답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2의 DJ가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도덕성과 유능함을 갖춘 대안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혁신위 관련 언론보도만 놓고 보면 가야할 곳을 가지 않고 엉뚱한 길에서 헤맸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혁신한다는 분들이 도덕적 권위를 잃은 것은 뼈아픈 것”이라고 꼬집었다.

 

즉, 이낙연 전 대표는 현재 '이재명 체제 민주당'은 '민주당다운 민주당'이 아니라고 진단했다고 할 수 있다. 도덕성과 유능함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내세운 '김은경 혁신위'는 당 혁신커녕 엉뚱한 짓만 하다가 해체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하기 위해서는 '제2의 DJ'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왜 하필 '제2의 DJ'를 얘기했을까.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이 전 대표는 전남 영광군 출신이다. 그는 동교동을 출입하면서 DJ와 인연을 맺었고, 그가 만든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정치권에 들어왔다.  

 

현재 정치권에 DJ와 직접적인 인연을 가진 이가 극소수이고, 그 중 호남 출신이면서 그나마 정치 면에 자주 이름이 등장하는 이는 이낙연 전 대표가 사실상 유일하다. 

 

그런 까닭에 이낙연 전 대표는 은연 중에 자신이 DJ를 승계한 '제2의 DJ'라고 생각하고, 이를 민주당 지지층에 강조하는 것 아닐까. 그런 이유 탓에 정치 재개를 위해 광주·전남에 내려가 '제2의 DJ'를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이낙연 전 대표가 현 더불어민주당의 '원류'인 DJ를 찾는 것은 효과적인 전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전술의 수혜자가 이 전 대표가 될 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는 'DJ'가 아니기 때문이다. DJ처럼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일이 없고, DJ와 같은 정치적 위상을 가진 일도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 영광·함평, 장성·함평·영광·담영 지역 국회의원을 네 차례 지냈다. 전남지사도 했다. 새천년민주당 대변인과 원내대표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전국적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일하기 전까지 그는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우리 국민 중 '이낙연'을 대통령감이라고 꼽은 이는 1%가량에 불과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재인 후광' 덕분에 전국적 인지도와 지지세를 거머쥐었지만, 우리 국민이 소위 '정치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정치력을 보인 일도 없다. 정치적 결단, 재빠른 행동 필요한 때 그는 항상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 일쑤였다. DJ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이런 행적을 보인 이 전 대표가 '제2의 DJ'를 자처한다면, 과연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호남도 '이낙연'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크지 않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성인남여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그렇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을 상대로 이른바 '범진보 진영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37%를 기록한 이재명 대표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위였지만, 1위와의 격차가 크다. 이 전 대표를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적합하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15%에 그쳤다. 

 

현재 'DJ'를 강조하고, 호남 행보를 이어가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더 뼈아픈 대목은 바로 광주·전남·전북의 민심이다.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일부 지역만을 확대해 일반화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수치 자체만 보면 최소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보다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다거나, 앞으로 더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당시 광주·전남·전북 지역 '범진보 진영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표는 41%, 이낙연 전 대표는 17%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광주·전남을 찾고, 'DJ'를 강조한다고 해서 그가 호남에서 'DJ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거나, 민주당 지지층 다수로부터 '이재명 대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이낙연 전 대표가 기존의 '엄중 낙연'에 벗어나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과오를 인정·자성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그저 '김대중' '문재인' 후광만 좇는 듯한 언행을 하거나, '이재명 위기'의 반사이익만을 취하려고 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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