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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이면 35만명으로 나라 지켜야”… 서울안보포럼(SDF) 창립 세미나

MZ세대, 인구절벽, 러·우 전쟁, 여성 징병제 두고 주제 발표·토론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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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안보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와 토론을 맡은 이들. 사진=서울안보포럼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사단법인 ‘서울안보포럼(SDF, 이사장 최병혁 예비역 육군 대장)’ 창립행사 및 기념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4월 출범한 SDF는 예비역 군인들이 주축이 된 사단법인으로 ‘국방혁신 4.0’을 민간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결성됐다. SDF는 ‘지속가능한 미래 안보·국방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다.

창립 기념 세미나는 1부 기념식과 2부 세미나로 나눠 진행됐다. 1부(사회 정희태 서경대 교수)는 최병혁 이사장이 개회사,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재옥 의원·국회 국방위원장 한기호 의원(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서면)이 축사, 신원식 의원(서면)이 환영사,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격려사를 했다.

2부 세미나에서는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정춘일 부소장의 사회로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상식의 국방’(김영곤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인구절벽 시대의 군사력 건설과 방위산업 발전’(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영곤, “군 간부 사회적 위상 높이고 합리적 급여 줘야”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상식의 국방’을 발표한 김영곤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정 철학인 ‘공정’과 ‘상식’을 국방 분야에서 제고해 국정 운영의 긍정적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 정의로운 형평성을 말한다. (결과적·기계적) 평등(equality)과 (차이를 고려하는) 형평(equity)은 다르다”고 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MZ세대는 ▲공적·사적 영역의 구분하고 ▲공정·실용·합리를 중시하며 ▲개인 고유 특성이 존중받고 ▲노력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등가적 관점으로 인식한다”며 “MZ세대 특성에 맞는 국방 운영 방향은 합당한 대우와 책임의 조화, 다양성과 지속적인 혁신 추구”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일은 안보 능력이나 경제적 비용, 형평성 논란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다. 사회적 동의와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여성 징병과 관련한 통계는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성 징병제 동의에 대한 찬성 비율: 일반 국민 63%, 남성 71%, 여성 54%) ▲2021년 한국국방연구원(여성 징병제에 대한 찬성 비율: 남성 72%, 여성 33%)이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의 병영 정책이 병사 위주로 이뤄져 상당 부분 문제가 해소됐지만 초급간부 인력 획득에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병사와 비교할 때 간부의 책임은 더 크지만 금전적 보상 수준은 그 격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병사 월급 인상 이후 위험한 작전에 대한 지원 의향이 병사는 늘었지만 간부는 줄었다”고 했다. 또 “스트레스 지수도 (초급) 간부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나 병사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역 의무 의행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책임 ▲초급 간부 처우 개선 ▲MZ세대 특성을 고려한 행정 업무 간소화 ▲MZ세대 맞춤형 SC에 기반한 대국민 국방 분야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금전적 보상을 통한 간부 복무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책임과 권한에 맞는 합리적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또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 불필요한 상급 부대 검열, 지도 방문을 축소하고 표준화된 행정 업무, 현장 중심 업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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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안보포럼

 

양욱, 2040년대 국군, 35만명으로 유지… 기술로 보완해야

‘인구절벽 시대의 군사력 건설과 방위산업 발전’을 주제로 발표한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40년대에는 한 해 입대하는 남성 병역 자원이 13만명이다. 35만 병력으로 국방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신생아는 1972년 100만 명, 2002년 49만7000명, 2022년 25만7000명이다.

양 연구위원은 한국의 군사력 건설 전략은 ‘총괄 평가(Net Assessment)’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총괄 평가는 ①유형 군사력 비교 ②무형 군사력 비교 ③전략적 비대칭성 규명 ④시나리오 분석을 근거로 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두고 양욱 연구위원은 “남한을 향해 비대칭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핵 3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전술핵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전시켜 대한민국 정부를 압박하는 형태를 취할 것이다.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할 수 없도록 적의 능력을 상쇄하는 전력을 장기적으로 건설해야 한다”며 “북핵에 대비해 군사력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욱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을 교훈 삼아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모자이크전이란 다양한 전력을 레고(LEGO) 블록처럼 조합해 적이 예측할 수 없는 위치·시간·방법으로 적을 빠른 속도로 공격해 적의 대응(결심) 체계를 무너뜨리는 전투 방식이다. 모자이크전에서 중요한 점은 전장 환경을 통합해 분석하는 정보·감시·통신·정찰 역량이다.

양 연구위원은 “미래전은 먼저 보고(선견), 먼저 결심해(선결), 먼저 공격해야(선타) 한다”며 “ISR(정보·감시·정찰) 능력을 고도화해야 한다. 신속한 지휘통제가 이뤄져 임무형 지휘가 가능한 군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군사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능력을 잘 조합해 창의적으로 싸울 수 있는 전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러·우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수행하는 모자이크전 방식인 ‘GIS 아르타(Arta)’를 소개했다. 과거에는 적을 타격까지 20분이 걸렸지만 GIS 아르타를 활용하면 1분이면 적에 대한 타격을 마칠 수 있다.

GIS 아르타는 주변에 있는 아군 무기 중 가장 적합한 공격 수단을 선택해 준다. 정찰 무인기, 거리 측정기, 스마트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제공한 레이더 등이 적의 위치를 찾아내면, GIS 프로그램이 해당 지역 공격에 가장 적합한 무기를 골라준다. 마치 승객이 배차를 원할 때 가장 가까운 차량을 연결하는 우버 앱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돼 ‘포병대의 우버’라는 별칭이 있다.

 

김주원, “군 가산점부터라도 우선 도입해야“

 

토론에 나선 김주원 육대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대표는 “남녀 모두에게 국방의 의무가 있으나 남성은 징병제, 여성은 모병제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MZ세대 입장에선 남녀 간 병역 수행 방식이 다른 점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병역 제도가 마련되기 전에는 남성 징병제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병 복무 여건과 복지는 향상됐지만 금전적 보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젊은 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은 특별해야 한다. 군 가산점 제도와 같이 국가가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제도를 정책적으로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승종, “첨단 무기보다 중요한 것은 전투의지”

송승종 대전대 교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때 인구는 3.2배, GDP는 8.8배, 병력은 4.1배, 영토는 30배”라며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가 선전하는 이유는 전투 의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우먼 파워(woman power)’를 소개하며 “우크라이나 군에는 전체 병력의 약 20~35%(3만~5만7000명)가 여군이다. 이 중 최소 5000명은 최전방에서 저격수와 같은 고강도 전투에 투입된다”고 했다.

송 교수는 “첨단 무기가 개발되고 전쟁의 양상이 바뀌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명한 대적관, 강인한 전투의지, 정신전력”이라며 “어떻게 전투의지, 전투동기를 고취해 싸워 이기는 군대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송명순, “여성 징병제, 국민적 합의가 먼저”

보병병과 최초 여성 장군을 지낸 송명순 예비역 준장은 “병사는 봉급이 올랐지만 그에 합당한 책임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초급 간부에 대한 역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며 “MZ세대 스스로가 자신들이 미래를 이끌 세대라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국방 분야 여성 인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군 2만명 시대에 양적 확대에는 성공했다.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여성 징병제는 언젠가는 추진해야 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다윗, “병력 중심 군 구조 벗어나 과학기술 중심군으로 변해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 출신인 신다윗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국정과제로 제시된 국방혁신을 이행하기 위해 ‘국방혁신 4.0’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5대 중점 주제, 16개 과제’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신 정책보좌관은 “인구절벽 시대 대비를 위한 국방혁신은 우리 군의 작전적·전술적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병력이 중심이 되는 군을 탈피해야만 인구절벽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신 정책보좌관은 “2030년에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전투를 치른다면 2040년에는 AI 무인·로봇 중심 전투체계로 전장을 마주하게 된다”며 “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는 교리를 정립하지 못 하면 2040년에는 싸우는 군대를 완성할 수 없다.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PC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며 “향후 국방은 2030년까지는 군대와 유닛(unit, 개별 전투체계)을 만들고, 2040년에는 (AI에 기반해) 군대와 유닛이 알아서 싸우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상근, “개별 전투 현장 한데 모아 종합·분석할 초연결 체계 마련해야”

조상근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러·우 전쟁 초기만 해도 ‘미래전’ ‘다영역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전쟁 양상이 나타난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고전적 전투 형태인) 기동전, 참호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유무인 전투복합체계를 도입한 미 해병대와 우크라이나 군대는 ‘분대’ 규모를 기존보다 늘렸다”며 “미군은 보병 분대를 기존 9명에서 2명(부분대장, 드론 운용자)을 추가해 11명으로, 우크라이나는 1명(드론 운용) 늘렸다. 우리 군이 추진하는 유무인 전투복합체계도 인공지능 기술이 최상위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결국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 안보 문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 육군은 분대원 8명을 기준으로 유무인 전투체계(아미타이거)를 개발하고 있다.

조 교수는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각 전투에서 많은 데이터(정보)가 발생한다”며 “전투 플랫폼에 역량을 쏟지만 이를 연결하는 초연결 체계는 뒤처진 면이 있다. 데이터의 흐름을 읽지 못 하면 적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핵 위협에 대비하는 킬 체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신 체계”라며 “ICT(정보통신기술)를 발전시켜 위성 중심의 다영역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안보는 위협받고 있다”며 “북핵·미사일과 국제분쟁에 대비해야 한다. 국방 전문가가 주축인 SDF가 대한민국 안보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대한민국 안전 보장을 위한 논의를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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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최병혁 서울안보포럼 이사장, (아래)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 사진=서울안보포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최병혁 이사장은 “자유, 민주, 인권과 법치 등 우리의 헌법적 가치를 보전하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대내외 안보·국방 분야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싱크탱크”라며 “미래 안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전략적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국방 체계의 마련을 위해 세미나가 개최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미나를 통해 간부의 직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병사들에게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공정한 국방체계 마련의 기틀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우리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SDF 창립은 뜻 깊은 일”이라며 “국방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국민과 함께 국방의 가치를 높여가는 데 SDF의 역할이 크다. 안보 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기호(국민의힘) 국회 국방위원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기식 병무청장,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 최병혁 SDF 이사장, 김근태 SDF 상임고문, 최병로 한국방위산업회 상근부회장,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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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안보포럼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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