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서울 중구 소재)이 오는 8월말 폐원한다.

20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백병원은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래 8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그간 서울백병원은 누적 적자가 1745억원에 달해 2016년부터 경영정상화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는 도심 의료 공백을 우려해 서울백병원 폐원에 반대해왔다. 19일 중구의회는 서울백병원에 폐원결정 철회 요청 공문을 보내고 “서울백병원 폐원시 도심 내 대규모 안전사고에 따른 응급수술과 감염병 재난에 신속한 대처가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 중구보건소도 도심 응급의료 공백을 우려하며 진료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백병원 노조가 속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도 이날 서울백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원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백병원의 폐원이 결정되면서 중구 내 종합의료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만 남게 됐다.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 폐원을 추진하는 데에는 서울 명동 번화가 바로 앞에 있어 상업적 가치가 크다는 점도 있다. 해당 부지의 가치는 2000~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사립대 법인이 보유한 토지나 건물 등의 재산을 수익용으로 바꿀 때 허가 기준을 완화하는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부지를 상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일 서울시는 서울백병원의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이 되면 해당 부지는 병원 등 의료시설로만 쓰일 수 있다. 또 서울시는 인제학원이 해당 부지를 임의 매각하거나 용도를 전환할 수 없도록 교육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백병원처럼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은 지역사회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그 역할을 지속해나아가야한다”면서 “서울시도 그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