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철 전 의원. 사진=정광성 기자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윤 대통령의 1년 성과 중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안보외교다. 특히 지난 정권에서 좌편향됐던 외교안보정책을 신(新)냉전체제하에서 빠르게 한미일 외교안보 동맹으로 복원한 것이 큰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핵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을 외교안보정책의 최우선 정책으로 했고, 지난달 한미동맹 70주년
미국 국빈방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핵 자산의 정보공유, 공동기획, 공동실행을 담은 핵협의그룹(NCG)을 설치하는데 합의하는 ‘워싱턴 선언’을 이끌어냈다.
한미 양국 정상이 핵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워싱턴 선언은 대한민국 안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국회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해온 원유철 前 의원(15ㆍ16 ㆍ18ㆍ 19ㆍ 20대, 前 새누리당 원내대표/미래한국당
대표)는 10일 《월간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큰 진전“이라고 했다.
-핵무장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2010년부터 국회(18대) 국방위원장을 지냈는데, 그때부터 독자적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해 왔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핵무장론이 강력한 지지를 얻지는 못했는데, 지금 정부는 우리도 핵 안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동력은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김정은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정권 핵 무력이 고도화되고 미사일 고도화 개발 등이 이어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있어요. 북한이 핵 위협을 계속 증대시켜 왔는데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면서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
-두번째는 뭡니까.
“김정은 리스크에 이어 트럼프 리스크가 계속 존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시절 언제든지 핵 우산을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기도 했고요. 우리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던거죠. 그런데 우리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미국에서도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로 안보 현실을 직시하고 북핵 위협에 대해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하면서 불안감은 많이 해소되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또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하니 리스크는 계속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위해선 핵균형 필요
-워싱턴 선언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반도 평화의 첫 단계로 봅니다. 그동안
핵 정보도 공유하지 못했고 미국에 할 수 있는 요구도 많지 않았는데 이번 워싱턴 선언으로 큰 진전이 있었던 거죠.
앞으로 NATO식 핵공유로 가게 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더 강해질 겁니다.”
-독자적 핵무장을 계속 주장해 왔는데요.
“지금도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차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거고, 한반도 핵균형을 통해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생각해요. 다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데는
여러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일단 핵공유로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북핵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말로만 대응해 왔잖아요. 핵균형을 이뤄내지 않으면 항상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핵무장은 어렵죠.
“그래서 우리가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평화가 가능합니다. 현실적인 방안이 핵공유이고, 워싱턴 선언은 그 출발이라고 봅니다.”
-우리 정부가 핵공유나 핵무장을 주장하면 대북관계는 더 악화되는 것 아닙니까.
“북한은 핵실험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언제 터뜨릴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형태가 다양해서 ‘섞어쏘기’도 가능해요. 그런 도발적이고 무모한 정권을 상대로 그동안 우리가
아무 대응을 안 했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우리도 상응하는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대화를 해야지 어떻게
가만히 있으면서 대화를 합니까. 위협을 해소하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나가야죠.”
할 말은 하는 정부, 국민 신뢰 얻을 것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가야 할 안보 방향이 있다면요.
“대통령의 메시지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자체 핵무장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는데요. 지금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핵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지로 미국과 협상을 해서 워싱턴 선언도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가야 합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증대되고 있는 북핵 위협에 대해서 자체 핵무장,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공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요.”
-대한민국의 핵무장은 가능할까요.
“핵을 가지려면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에서 탈퇴해야 하는데요. NPT 조약 중 탈퇴할 수 있는 경우를
명시한 게 있어요. 이웃 국가가 핵을 가졌을 때, 핵 위협이
있을 때 탈퇴할 수 있습니다.”
-NPT를 탈퇴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쉽진
않겠죠.
“맞아요. 하지만 언제라도 미국의 핵 우산이 접힌다든지 북한의 핵무력 도발이 있을 경우에는 바로 탈퇴하고 핵무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대통령의 그런 메시지가 안보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안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할 말은 하는 정부, 의지할 수 있는 정부라면 국민의 신뢰도 더욱 커질 겁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