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서울퀴어(queer:성소수자)문화축제가 올해는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CTS문화재단(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 두 단체가 모두 같은 날(7월 1일)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했고, 지난 3일 열린광장운영시민운영위(이하 시민위)가 CTS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두 단체는 행사 개최 90일 전인 지난달 3일 동시에 광장 사용을 신청했다. 서울시는 두 단체에 협의 및 조정을 타진했지만 두 단체 모두 일정 변경이 어렵다고 답했다. 따라서 서울시는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시민위에 안건을 상정했고 시민위가 이처럼 결론을 내린 것이다.

시민위는 조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의 사용 신청을 승인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조례에는 사용일이 중복될 경우 우선 수리가 부여되는 것 중 하나로 '어린이 및 청소년 관련 행사'를 명시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퀴어축제 조직위와 일부 성소수자 단체들은 "서울시의 개입과 혐오세력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퀴어축제는 2015년부터 코로나로 중단되기 전인 2019년까지, 또 작년에도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다.

퀴어축제가 올해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시민위가 내린 결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와 혐오세력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월간조선>은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퀴어축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당시 지면상황으로 기사에 들어가지 못했던 내용을 소개한다. 관련 질문은 MZ세대인 김세윤 기자(아래 사진 가운데)가 진행했다.

오 시장은 "퀴어축제 신청과 진행은 그분들의 권리"라며 "(퀴어축제에 부정적인) 기독교계와도 충분히 교감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는데요. 올해는 어떻게 됩니까. 서울시는 어떤 입장인지요.

"축제를 계획하고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하는 것은 그분들의 권리입니다. 광화문광장도 서울광장도 사용은 신청제지 허가제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행사를 하겠다고 장소 사용을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허용을 하는 게 원칙입니다. 다만 조례상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행사일 경우 문화나 공익을 위한 행사가 우선한다는 내용이 있고 그 조례에 입각해 운용하고 있긴 하죠. 하지만 먼저 쓰겠다는 단체에게 차례가 돌아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

-신청순서대로라는 건가요.

"그렇죠. (서울시가) 행사의 취지를 보고 이용을 허용하거나 안 하거나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퀴어문화축제 주최측이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하고싶어하는데 서울시가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죠."

-(퀴어축제가) 내용상 논란이 된 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서울시가 제한할 수 있는 게 있다면요. 퀴어문화축제가 초기에 다소 음란해보이거나 노출이 과해 보이는, 아니 사실상 보기에 민망한 모습들이 상당히 연출이 됐었어요. 그런 점은 서울시가 제안을 할 수는 있죠. 그런 부분을 단체에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헌법 질서 내에서 당연한 정도를 지켜달라는 얘기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보수단체나 기독교단체에서는 반발이 심하지 않은가요.

"보수적인 기독교 입장에서는 '다소' 정도조차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래서 교회 목사님들을 뵙게 되면 (퀴어축제 관련) 전후사정에 대한 말씀을 다 드립니다. 묻지 않아도 설명을 드려요. 지난달에도 목사님 두세팀이 다녀가셨는데 다 설명을 드렸습니다."

-뭐라고 설명을 하십니까.

"서울시가 관리를 하며 이뤄지는 행사이니 그게 오히려 바람직한 것 아니겠느냐고요. 그런 축제를 서울시가 하지 못하게 한들 서울광장 아니라 어디서라도 할 수 있는 행사인데, 굳이 그렇게 하는게 지혜로운 일인지 여쭤봅니다. 교계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이해할 만하다고, 바람직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반대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제가 대화를 나눠본 목사님들 중 그렇게 반대하는 분은 한 분도 못 봤습니다. 설명을 드리면 그게 맞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씀하시고요. 그렇게 단체도 존중하고 교회와도 교감하면서 일하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