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자신의 육성이 녹음된 파일을 온라인이나 방송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해당 녹음파일 내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정근 전 부총장은 지난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JTBC가 돈봉투 의혹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음파일을 온라인·방송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미 배포된 기사도 가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전 부총장은 작년부터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를 받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검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이 전 부총장 입장은 해당 녹음파일은 담당 검사가 언론에 유출하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송국이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방송에 사용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4월 28일 이 전 부총장은 JTBC가 검찰에게 녹취록을 불법으로 제공받았다면서 JTBC 보도국장과 기자, 성명불상 검사를 고소한 바 있다. 

그러나 JTBC는 녹음파일을 검찰로부터 확보한 것이 아닌 만큼 이 전 부총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JTBC는 고소와 관련해 같은날 "검찰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사실이 없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녹취파일을 보도했고 이에 따라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돈봉투 사건을 엄중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지난달 21일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재청구한 것이다.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밖에도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중이다. 

강래구 회장은 2021년 3~5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관계자와 선거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정근 녹음파일에는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 등이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마련해 돌렸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보고받았다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정근 녹음파일 속 대화를 인정하면서도 “이정근이 하도 돈을 달라며 징징대 농담으로 한 얘기”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