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했다. 지난달 12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지 3주 만이다. 두 의원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300만 원씩 넣은 돈 봉투 수십 개를 다른 의원들에게 살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 지도부와 면담한 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전날부터 두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사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윤 의원은 “할 말은 많지만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 이 문제를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결국 검찰 정치 공세의 한 부분”이라며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은 검찰 수사에 진상 규명을 맡기고, 의혹 당사자는 검찰의 정치공세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 지도부의 미흡한 사건 대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당이 자체 진상조사를 접은 데 대한 성토와 함께 두 의원의 탈당이 너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 기소된 의원의 출당 원칙과 기준이 뭐냐”고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들의 논란에 즉각 칼을 빼든 것과 달리, 민주당은 ‘방탄’에 몰두한다는 이미지를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총 후 “탈당으로 이번 사건이 끝났다거나 위험을 넘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내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두 의원의 탈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가나. 명백한 범죄 혐의로 보여지던데”라고 되물었다.

한편,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이 침몰하든 말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규정한 이 대표가 돈봉투 살포는 철저히 남의 일이라고 본 모양”이라며 “탈당한 의원에게 했듯, 이 대표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대라”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