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 의혹을 받고 있는 ‘신대방팸’ 멤버 중 정치권 진출 시도를 한 인물로 지목된 A씨(닉네임 ‘신야리’)의 지인이 “그저 관심받으려고 연설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모 커뮤니티 사이트의 ‘우울증 갤러리’에서 결성된 ‘신대방팸’은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27일 입건됐다. 우울증 갤러리는 얼마 전 강남에서 극단 선택을 하며 투신 장면을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한 10대 여학생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런데 A씨가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의힘 강남갑(태영호 국회의원) 당원협의회 미래세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진출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2021년 6월 20일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말하고 싶다면 다 모여’ 행사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야리’ A씨와 가까운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20대 후반 남성 B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A씨가 그저 관심받고 싶어서 나간 것”이라며 정치권 진출설(說)을 부인했다. B씨는 A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4년 동안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B씨는 “(우울증 갤러리에) 그런 대단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고 걔(A씨)는 그럴 깡다구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저 개념글(인기 게시물)에 가고 싶어서 ‘뉴스 한 번 타봤다’고 생색내고 싶어 한 것”이라며 “이 커뮤니티 사이트가 원래 관심 받는 걸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B씨는 자신도 신대방팸이 활동할 무렵 이들의 근거지에 가본 적이 있다고 했다. B씨는 그곳에 대해 “남자 여섯 명이 살던 자취방”이라며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그곳에서 모임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들의 근거지는 동작구 인근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로, 28일 기자가 찾아간 입구엔 군화를 비롯해 여러 켤레의 신발들이 놓여 있었다.

인근 주민 최모씨(53)는 이들의 근거지에 대해 “몇 년 전부터 몸에 문신을 새긴 미성년자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웠다”며 “수시로 (드나드는) 인원이 바뀌고 얼굴이 바뀌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무리에 대해선 “남자가 더 많았고, 여자들은 수시로 얼굴이 바뀌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들이 담배 냄새를 풍기고 욕설을 내뱉으며 시끄럽게 떠들었지만 혹시나 모를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를 하진 못했다고 한다. 그는 “자세한 내용을 알았으면 진작에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의 결백 주장을 믿는다면서도 우울증 갤러리에 대해선 “심신이 불안정한 여성을 상대로 어떻게 해보려는 이들은 지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며 “따로 연락해서 만나는 걸 ‘뒷도킹’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울증 갤러리에서 실제로 극단 선택을 한 이들이 많다며 몇몇 닉네임을 호명했다. 경찰은 우울증 갤러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우울증 갤러리 접속 차단을 요구했지만 방심위는 법률 자문을 먼저 받아보겠다며 의결을 보류한 상태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