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납북자와 억류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김건희 여사가 납북자와 억류자 가족을 만난 사실이 공개되자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김 여사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납북자·억류자 관련 사안은 남북 실무회담 등에서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 등의 우회적 표현을 사용할 만큼 남북관계에서 민감한 문제”라면서 “이처럼 예민한 사안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가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고, 나아가 북한을 향한 ‘강한 태도’까지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고 선을 넘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납북자 가족들은 입을 열었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수십 년간 가족의 생사도 모르고 애타게 기다리를 사람들을 만난 것이 무슨 큰 잘 못인가. 한겨레신문 사장이나 그 임직원들의 가족 중에 납북자나 억류자가 있어도 이런 비판을 할 수 있는가”라며 “한겨레는 북한 노동당 선전 기관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납북자 가족 박연옥 씨는 “지난 50년간 그 어떤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우리 얘기를 들어준 적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김건희 여사가 우리를 찾아와 위로의 말 한 마디가 50년 쌓인 응어리가 다 풀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김 여사를 만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뿐만 아니라 그날 참석했던 사람들이 하나 같이 김건희 여사 위가로 수십 년 쌓인 응어리를 풀어줬다고 말 했다”며 “특히 김건희 여사의 진심이 느껴져 더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또 박 씨는 “나는 일반 주부라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을 놓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인지 궁금하다”면서 “북한에 대해 옹호 할 거면 차라리 그 사람들을 북으로 보내고 우리 가족들을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김건희 여사는 민간인이라 활동을 하면 안된다고 했던데 그러면 그 전 문제인 전 대통령 부인은 민간인이 아니었나”면서 “그 분은 민간인 신분에 심지어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타지마할까지 가서 관광을 하다 왔다. 이것에 대해선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박 씨의 아버지는 1971년 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중 북한에 의해 납북됐다. 당시 박 씨는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경기 파주 국립 6·25 전쟁 납북자 기념관에서 납북자와 억류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너무 늦게 찾아뵈어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과 자유를 빼앗기고 이들의 생사도 모른 채 수십 년을 지내야 하는 아픔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고 위로했다.

이어 김 여사는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우리 국민의 일이고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수십 년 동안 한이 됐을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납북자·억류자 가족들은 김 여사에게 “그동안 역대 어느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우리들을 만나주지 않았는데 우리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만나주신 것 만으로도 희망이 생긴다”라며 “오늘의 따뜻한 위로가 버텨낼 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당국의 법적 처벌 등 사유로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은 6명이다.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납북자는 6·25전쟁 기간 중 약 10만 명, 전쟁 이후에는 3800여 명에 달한다. 전쟁 이후 끌려간 3800여 명 중 516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