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 주택가에서 여성이 납치 살해된 사건이 벌어졌다. 치안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강남 학원가 인근 주택가에서 심야도 아닌 자정 이전에 사건이 벌어졌고,  CCTV와 주민 신고도 소용없이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40대 여성 A씨를 납치해 살해한 3명에 대해 영장심사를 한다. 강도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이모씨(35)와 황모씨(36), 연모씨(30) 3명이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같은 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체포됐다.

이들이 피해자를 납치하는 상황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바닥에 드러누우며 저항했지만 남성들의 힘을 당하지 못하고 끌려갔고, 결국 살해당했다. 

백남익 서울 수서경찰서장은 "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자 코인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을 한 것이란 취지로 진술했다"며 "사전에 모의한 계획된 범죄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건의 경위와는 별개로 이 사건이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촌, 뿐만아니라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대가 아닌 오후 11시 46분경에 일어났다는 점은 주민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가져왔다. 온라인커뮤니티와 맘카페에는 "대치 학원가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고, 아이들이 밤에 집에 오는 길",  "학원가 주택가여서 밤에도 학생들이 많고 안전하기 때문에 강남에 사는 건데 충격이 크다", "12시 전후는 아이들이 학원과 독서실 마치고 집에 가는 시간", "CCTV가 있으면 뭐하나, 결국 결과는 사망" 등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