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씨가 이미 ‘테라·루나 폭락 사태’ 발발 1년 전에 미국의 한 투자회사와 시세 조작을 공모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소재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뒤 권씨는 현재 현지에 구금된 상태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이 권도형씨를 ‘증권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한 내용에 따르면 권씨는 2021년 5월, 자신이 만든 가상화폐 ‘테라’의 시세 조종을 위한 도움을 받기 위해 미국의 한 투자회사의 대표자들과 접촉했다. 

미국 검찰은 이 회사가 권씨 요청에 따라 테라 시세 조작을 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당시 권씨는 ‘1테라=1달러’라는 식으로 선전하며 소위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강조한 테라의 시세가 1달러 이하로 떨어져 난처한 상황이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권씨와 접촉한 투자회사는 2021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최소 2개 이상의 가상화폐 플랫폼을 활용해 6200만 개 이상의 테라를 매수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 회사가 시세 조작으로 받은 대가는 기존에 테라폼랩스와의 채무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테라폼랩스는 이런 시세 조작 사실을 은폐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선전하며 투자자들을 속였다. 권도형씨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 또는 언론 매체 인터뷰를 통해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검찰은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하고 자국으로 권씨를 데려가려고 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