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취에 대해 직접 언급했을까. 민주당 내부에서 이를 두고 설전이 벌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에는 이재명 대표 외 대안이 없다"고 언급했고, 비명계(비이재명계)는 이 발언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설전의 시작은 지난 17일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지난 10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문 전 대통령이 "현재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 해야 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지금 이재명 대표 외 대안도 없으면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외 대안이 없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비명계는 반론에 나섰다. 

민주당 5선 이상민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했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외에 대안이 없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며,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민주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도 힘을 보탰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지난 17일 양산 사저에서 만난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또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당내 좌표 찍기, 문자폭탄,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보수, 진보 진영 간의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상황에 대해 걱정했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발언을 통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이재명 대안 부재론'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적이 없다는 점을 에둘러 밝혔다. 따라서 문 전 대통령의 진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