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한일 관계 관련 ‘원로’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한일 관계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때문에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야지 언제까지 과거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일 일본을 국빈 방문해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공동으로 내놓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말한다. 이에 따르면 오부치 총리는 금세기(20세기)의 한•일 양국관계를 돌이켜 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오부치 총리대신의 역사인식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평가하는 동시에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는 뜻을 표명했다. 

또한 당시 한일 정상은 한•일 양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이념에 입각한 협력관계를 양국 국민 간의 광범위한 교류와 상호 이해에 기초하여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이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한일 관계’와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홍구 전 총리,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최상용 전 주일대사, 라종일 전 주일대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전 주일대사), 유흥수 전 주일대사, 이대순 한일협력위원회 회장 등 원로 7명을 초청해 ‘한일 관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앞으로도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원로들은 “(지난 정부 이후) 한일관계는 참 어려운 문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용기있는 결단,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윤 대통령을 격려하면서도 “아픈 마음을 가진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앞으로 더 진솔한 마음으로 대화하면서 보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원로들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우리 정상의 성공적인 방일을 통해 양국의 안보, 경제, 문화, 인적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한층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