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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도 감탄…아시아 최강 화력, 육군 7포병여단 K-9A1 실사격 현장 취재

7포병여단 번개대대 여군 이야기. 미군도 훈련 참관.

이경훈  K-공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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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정책주간지 〈K-공감〉 693호. 육군 제7포병여단 혹한기 훈련 및 실사격 현장 취재.
번개대대 K-9A1 자주포 여섯 문이 효력사를 하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번개대대 K-9A1 자주포 여섯 문이 효력사를 하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무한궤도로 지축을 울리며 적진을 누비는 ‘K-2’ 전차(탱크), 정교한 포격 능력으로 세계 자주포 시장을 장악한 명품 자주포 ‘K-9’, 적지를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드는 다연장로켓포 ‘K-239(천무)’, 소리보다 다섯 배 빠른 속도로 날아가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천궁-II’, 하늘을 누비는 초음속 경공격기 ‘FA-50’. 연평균 30억 달러 수준이었던 우리 방산 수출액은 2022년 사상 최대인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육군 제7포병여단
K-9A1 자주포 사격 훈련 현장을 가다

“하나오여섯공아홉넷칠영… 사격!”
2월 16일 육군 제7기동군단(이하 7군단) 예하 제7포병여단 소속 포병대대(이하 번개대대)가 경기 연천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 및 K-9A1 자주포 실사격 훈련을 했다.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이날 기온은 영하 3℃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단 화력을 보유한 7군단은 ‘북진선봉’이라는 상징명칭을 갖고 있다. 경례 구호도 ‘북진(北進)’이다. 다른 부대와 달리 방어가 아닌 공격을 주 임무로 하는 전군 유일의 기동군단이다. 우리 군의 최신형 무기는 이곳에 가장 먼저 배치된다. 유사시 아군 전방 부대가 북한군의 남침을 저지하면 뒤이어 7군단이 적을 격퇴하며 북진해나간다. 이때 7포병여단은 화력지원으로 아군의 진격을 뒷받침한다.


번개대대(대대장 중령 김승한) 장병들은 2월 13일 부대를 떠나 이곳 훈련장에서 숙영하고 있었다. 15m쯤 돼 보이는 이동식 텐트에서 지내며 16~17일 실사격 훈련에 대비했다. 이날은 새벽 4시부터 준비가 시작됐다. 번개대대는 ▲K-9A1 자주포 18문 ▲K-10 탄약보급장갑차 ▲K-77 사격지휘장갑차 ▲K-1 구난전차 등 32대로 전열을 갖췄다. K-9A1은 K-9의 최신 개량형이다.


미 육군 2사단 장병도 훈련 참관
오전 6시 40분쯤 옅은 황토색 비니를 쓴 미군들이 훈련 참관을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 한미연합사단 소속 러스 커밍스 중령이 7포병여단장에게 경례하자 여단장이 “대한민국을 함께 방위하기 위해 이곳에 와줘 고맙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단은 미 육군 2사단(주한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편성된 연합부대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부대다. 미 육군 2사단 소속 장병들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2998명이 전사하고 8176명이 다쳤다.


오전 7시 30분 대대의 ‘기준포’인 브라보(B)포대 세 번째 포인 ‘3포’에서 발전기(APU) 소리가 들렸다. K-9 초기형은 사격을 위해 소음이 큰 엔진을 가동해야 했지만 개량형인 K-9A1은 소음이 적은 발전기를 이용해 사격할 수 있어 생존성이 향상됐다.


7분 뒤 ‘3포’에서 “철커덕” 소리가 났다. 5초 뒤 5.5㎞ 떨어진 T4 표적을 향해 이날 사격 훈련의 첫 포탄인 ‘기준탄’이 발사됐다. 포탄을 발사한 포신에선 연기가 자욱했다. 기준포 사격은 소총 사격에 비유하면 ‘영점사격’이다. 브라보 포대의 3포가 기준포인 이유는 대대에 속한 포 18문 중 가장 가운데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대대장은 대대사격지휘소에서 기준포의 탄착점을 확인하고 사격 좌표를 수정하라고 명령했다. 포병대대는 포대 세 개(A·B·C)로 이뤄진다. A포대를 알파, B포대를 브라보, C포대를 찰리라고 칭한다. 포대마다 자주포 여섯 문이 있다.


“하나오여섯공아홉넷칠영(15609470)… 사격!”


“팡!”


수정된 좌표로 ‘수정탄’이 발사됐다. 21초 뒤 수정탄이 탄착돼 폭발하며 만든 폭음이 반사돼 돌아왔다.


“쿵…”.

K-9A1 자주포가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K-9A1 자주포가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포병 숫자 ‘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
포병은 사격 제원(수치) 등이 소음 등으로 잘못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슷한 발음을 없앤 ‘포병 숫자(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 1234567890)’를 쓴다. 이 때문에 하나포(1포)·둘포(2포)·삼포(3포)·넷포(4포)·오포(5포)·여섯포(6포)라는 표현을 쓴다. 무전기에서는 이 포병 숫자와 함께 “봤다” “보인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봤다’는 말은 표적지 근방에 있는 포병 관측반이 5.5㎞ 거리에서 쏜 포탄이 날아가는 것을 관측했다는 의미다.

 


관측반이 수정탄의 탄착점을 대대사격지휘소에 알렸다. 이어 기준탄·수정탄을 쏜 K-9A1 한 문을 제외하고 사격이 시작됐다. 대대 맨 왼쪽에 있는 A포대 1포부터 오른쪽 끝에 있는 C포대 6포까지 순차 사격했다. “팡, 쿵, 팡, 쿵, 팡, 쿵…”. 포탄이 발사될 때 생기는 폭음과 포탄이 표적에 명중된 뒤 반사하는 폭음이 번갈아 들려왔다. 미군들은 브라보 포대 1포 뒤에서 여유롭게 훈련을 지켜봤다.


이어 포대의 모든 포가 같은 지점을 향해 같은 제원으로 쏘는 ‘효력사’가 진행됐다. 효력사는 화력을 한곳에 집중해 효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시한다. 사격 명령에 따라 A포대, B포대, C포대 순으로 K-9A1 여섯 문씩 사격이 실시되자 훈련장에는 포성과 함께 자욱한 포연이 솟았다. 효력사를 마칠 때쯤에는 눈까지 내렸다. 혹한기 훈련다웠다. 사격 중간에는 K-10이 K-9A1에 포탄을 재보급하는 훈련도 진행됐다. K-10은 K-9A1의 탄약 지원을 위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자동화 탄약 운반용 장갑차다.


K-9A1이 사용하는 155㎜ 포탄은 무게 46㎏, 사거리 약 15~25㎞(최장 40㎞), 살상 범위 반경 50m다. 사거리는 장약(화약)이나 포신 각도, 사거리 연장 포탄을 사용해 줄이거나 늘린다. 사격 절차는 ‘방렬(조준)→포탄 장전→장약 투입→격발’이다. 장약이 점화돼 폭발하면 이 추진 압력으로 포탄이 포신 밖으로 밀려나 발사되는 방식이다.


K-9A1 한 문은 포탄 48발을 싣고 임무에 투입된다. 포탄을 다 쏘면 K-10에서 탄약을 재보급받는다. 포대마다 K-10이 배치돼 있다. 포병대대가 한 번 작전에 나가면 쏠 수 있는 포탄은 축구장(7100㎡) 약 20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타격할 수 있는 양이다.

사격 훈련을 마친 후 한미 장병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사격 훈련을 마친 후 한미 장병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C영상미디어

 




미 육군 포병 중령, “K-9A1은 최고의 화포 무기”
번개대대는 포탄 43발을 발사하고는 16일 오전 훈련을 끝냈다. 다음날에도 똑같은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러스 커밍스 중령은 “양국 군은 교리가 같기 때문에 훈련 참관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K-9A1은 최고의 화포 무기다. 이번 훈련을 통해 K-9A1의 놀라운 능력(incredible capability)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강한 동맹이자 적에게는 가장 위협적인(lethal) 동맹”이라고 말했다.

 


K-9을 ‘명품 자주포’로 칭하는 이유 중 하나는 튼튼한 차체(궤도부, 하부)를 바탕으로 사격 시 생기는 반동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K-9은 안정된 차체 덕분에 사격 시 정확도가 높다. 사격 후에는 상부(포탑)의 흔들림도 적어 사격 좌표를 수정할 필요도 없다. K-9 도입 이전만 해도 우리 군은 사격 후 발생하는 반동을 줄이기 위해 포 뒤편에 땅을 파내고 포를 고정해야만 했다. 포는 사격 후 반동이 커 원래 위치에서 조금씩 뒤로 밀려나는 현상이 생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준점을 재조정해야 하는데 조준점을 수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 사격 속도가 저하된다. 그렇다고 조정 없이 연사를 한다면 명중률이 떨어진다.


K-9은 수고스럽게 땅을 파낼 필요도 없다. 사격 제원을 입력하고 포탄을 장전한 후 사격 버튼만 누르면 된다. 심지어 포탄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자동 장전한다. 40㎏이 넘는 포탄을 일일이 포신에 밀어넣을 필요가 없다.


K-9을 수입한 폴란드는 앞서 자주포를 자체 개발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차체 반동 문제와 사격 후 발생하는 차체 균열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K-9의 차체만 수입해 그 위에 포탑을 올려 조립한 폴란드형 자주포 ‘AHS 크라프’를 개발했다. 유튜브에서 K-9과 다른 나라의 자주포를 검색해 사격 장면을 비교해보면 K-9의 안정된 하체에 감탄하게 된다.


전차(탱크)와 자주포는 어떻게 다를까? 전차는 직사 화기를 사용하는 무기다. 두꺼운 장갑으로 적진을 종횡무진하며 눈앞에 보이는 적과 싸운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호하기 위해 장갑이 더 두껍고 차체도 자주포보다 낮다. 반면 곡사 화기인 자주포는 보이지 않는 적을 후방에서 공격한다. 이 때문에 전차보다 더 긴 사거리를 갖고 있다.

이경훈 기자

박스기사
김승한 번개대대장

김승한 번개대대장
김승한 번개대대장. 사진: C영상미디어

 




“포병이 전쟁 승패 좌우 K-9은 전 세계 최고의 자주포”
김승한 번개대대장(중령, 3사 40기)은 “포병은 전쟁의 신, 화력의 신이다. 적지 깊숙한 곳을 타격해 적을 무력화하고 아군 보병부대가 원활하게 진출하도록 돕는다”며 “포병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달라진다”고 했다. 김 중령은 중장비가 대규모 야외 기동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포병을 택했다.

 


그는 “평시에는 교육·훈련으로 적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지하고 전시에는 갈고닦은 실력으로 적과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조국 수호를 위해 부대 전 장병이 위국헌신군인본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중령은 한국군이 운용한 포병 무기는 모두 다뤄봤다. 그는 “K-9은 전 세계 최고의 자주포”라며 “K-9이 폴란드에 수출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K-9을 운용하는 부대장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박스기사
번개대대의 여군들

사진 C영상미디어
김유림 중위(진). 사진: C영상미디어

 


김유림 중위(진)
“K-9의 웅장한 엔진 소리에 반해 포병이 됐다”
번개대대 최초의 여군 전포대장인 김유림 중위

 


(진-진급예정자)는 사촌 오빠에게 영향을 받아 육군3사관학교에 진학해 군인이 됐다. 전포대장은 포대장 지시에 따라 각 포반에 사격 명령을 내린다.

김 중위(진)는 “K-9이 기동할 때 내뿜는 웅장한 엔진 소리에 반해 포병이 됐다”고 했다. 부대원 모두가 다치지 않고 이번 혹한기 훈련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래희망은 3성 장군인 7기동군단장이다.

 

사진 C영상미디어
손세정 중사. 사진: C영상미디어

 



손세정 중사
“포탄 없으면 포는 무용지물!”
탄약 부사관인 손세정 중사는 배 속에 있는 아이와 이번 혹한기 훈련을 함께했다. 손 중사는 K-9용 포탄부터 소총탄까지 번개대대 장병들이 사용하는 모든 탄을 책임진다. ‘전쟁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병과’라는 소개를 듣고는 병기 병과에 지원했다. 포는 포탄이 없으면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 손 중사는 “포병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탄약”이라며 “그 중요한 탄약 보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했다.







 

사진 C영상미디어
김민수 하사. 사진: C영상미디어


김민수 하사
“어릴 적 꿈을 이뤘다”
김민수 하사는 어릴 적 꿈을 이루고 싶어 입대 제한 연령을 한 해 남겨두고 군인이 됐다. 군 생활 1년 3개월 차다.

 

남은 생은 군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육중한 장비를 이용해 전투하는 모습에 매료돼 포병이 됐다. 김 하사는 “밖에서는 K-9 내부를 볼 수 없지만 내부에서는 승무원 다섯 명이 표적을 맞추기 위해 포반장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며 “전 장병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최인우 하사
“포병은 국방의 꽃”

최인우 하사는 “여자도 총을 쏠 줄 알아야 자기 자신도 지키고 나라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사명감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입대했다”고 했다. 최 하사는 “포병은 국방의 꽃”이라며 “K-9에 함께 탑승한 장병들이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했다. 최 하사와 김민수 하사는 입대 동기다. 이 둘은 계속 군에 복무하며 국가와 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최인우 하사. 사진: C영상미디어

 

이경훈 기자

 

 

출처: 〈K-공감〉 693호

입력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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