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고위층 또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절도 행각을 벌여 소위 '대도(大盜)'란 별명을 얻었던 조세형씨가 또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조세형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982년 이전에 이미 절도죄로 감옥을 10회 이상 들락거렸던 조세형씨는 1980년대 당시 부유층 대상 절도와 탈주 행각을 벌여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1998년 출소한 그는 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각종 단체 강연과 교회 신앙 간증 등을 했고, 복역 당시 인연이 닿은 여성과 결혼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과천선'해서 새 삶을 사는 듯 했던 조씨는 2000년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에서 주택 세 곳을 털다가 현지 경찰 총에 맞고 체포됐다. 당시 조씨는 "일본의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려 했다"고 변명했지만, 법원은 주거 침입과 절도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조세형씨는 지속적으로 절도 범죄를 저질렀고, 5회가량 복역했다. 최근에는 2019년 3~6월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에서 절도행각을 벌여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뒤 2021년 12월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한 달 뒤인 2022년 1~2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한 고급 전원주택 일대에서 3300만원 상당 금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조세형씨 출생연도가 1938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나이로 85세인에도 그 '도벽'을 고치지 못하고 다시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1심 재판부는 "동종 범행으로 10회 이상 실형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절도 습벽을 버리지 못하고 또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공범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징역 1년6개월로 줄였다. 그러면서 조씨에게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를 짓지 마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