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26일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던, 정 변호사는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동급생을 대상으로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언어 폭력을 행사했다가 강제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사과까지 했으나, 결국 임명되고 나서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

정순신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재학할 당시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개월 동안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정순신 변호사 측은 '강제 전학 처분'에 대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해 2심까지 갔으나 역시 졌다. 또 상고했으나 대법원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았다. 정 변호사 아들로부터 학원 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순신 변호사는 24일,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피해 학생이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부모로서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만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그의 아들 관련 소송 진행, 소송 당시 주장 내용 등을 고려하면 과연 이런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국가수사본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소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년 1월 신설된 조직이다. 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의 각종 수사를 총괄하며 약 3만명의 수사 경찰을 지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