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양대 노조의 회계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등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선거 과정을 선관위에 맡겨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국민의힘 의원은 2월 22일 총연합단체 노조와 조합원 300명 이상인 노조의 임원선거 과정을 선관위에 위탁시키도록 하는 ‘노조부정선거방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노조의 임원선거 투·개표 등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하태경 의원실은 국내에서도 이미 2016년 제주도공무원노조가 제주도선관위에 노조위원장 선거를 위탁한 바 있으며 농협·수협 중앙회 임원선거가 각각의 관계법에 따라 선관위에 위탁된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의 경우, 호주에서 노조가 선관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공정작업법(Fair Work Act)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실이 국회도서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역대 노조 부정선거는 주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엔 대리투표, 특정 후보를 찍고 인증하도록 강요를 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고 한다. 특히 2020년 민노총 위원장 선거에선 “기호 몇 번을 찍어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조합원들에게 보내져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민주노총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부정행위만 15건에 달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노총 위원장은 국회 진출이 보장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정치적 집단이 된 민노총의 일부 산하 노조에 대해 NL(민족해방) 계열의 입김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조합 산하의 일부 노조들이 회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 자율 규제에 한계를 보이자 '노조깜깜이회계방지법', '민노총탈퇴방해금지법' 등 관련 법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