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은 정계 입문 전인 2011년, 박원순 변호사와 손 잡고, 사실상 그를 서울시장으로 만들어줬다. 2012년에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의원와 단일화를 했다. 2014년에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당과 당을 합쳐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 

또한 안철수 의원은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정권이 추진한 안보 정책에 반발하고,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세력의 생각과 유사한 ‘안보관’을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과거 안철수 의원이 ‘국가안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내놨던 주장들을 살피고, 이를 통해 지금 ‘안철수의 생각’은 무엇인지, 입장이 변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 국민이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그가 소위 ‘보수당’의 대표를 하겠다고 나선 만큼,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층은 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는 과거 안철수 의원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어떤 주장을 했는지 되돌아본다. 다음은 2017년 4월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의 안보관’을 분석한 ‘월간조선’ 기사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당시 ‘의원’라고 표기한 직함을 현재 시점의 ‘의원’으로 변경했다. 

북한이 관광객 사살 만행에 사과, 재발방지 약속 안 했는데 '금강산 관광 재개' 주장

안철수 의원은 《안철수의 생각》에서 “앞으로 어떤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소위 ‘대북포용정책’과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남북 간의 경제 교류가 진전되면 서로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죠. 개성공단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중략) 금강산, 개성 관광 등을 다시 시작하고 개성공단은 확대하며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강산·개성 관광은 앞서 밝힌 것처럼 북한군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를 조준 사살한 이후 중단됐다. 북한은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재발 방지 대책도 없었다. 원인 해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 의원는 금강산·개성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의 개성공단 관련 주장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북한은 2009년 3월 3회에 걸쳐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 남한 근로자를 억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상습적으로 비현실적인 북한 근로자 임금과 토지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문재인ㆍ박원순과 유사한 ‘개성공단 확장’ 주장

북한의 일방적 조치에 따라 공단 가동이 불확실해지고 남한 근로자 안전이 불안해졌다. 유사시 우리 근로자와 생산시설이 북한의 볼모로 전락할 가능성 때문에 북한이 대남 도발을 자행해도 단호히 대응할 수 없었다. 개성공단이 우리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도 안철수 의원은 2012년 당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 서울시장 박원순씨가 각각 “개성공단 규모를 3.3km2(100만 평)에서 66km2(2000만 평)로 확대해야 한다” “개성공단을 모델로 남포공단 내 서울공단을 설치해야 한다”고 한 주장과 비슷하다.

“6·15와 10·4 정신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 

2014년 3월 19일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새정치민주연합)을 추진하던 안철수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대선 전부터 6·15(김대중-김정일)와 10·4선언(노무현-김정일)의 정신은 우리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로 누차 천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2016년 2월,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따라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근로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의 원인으로 ‘햇볕정책의 실패’를 꼽은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국민의당 대변인은 “남북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쪽박 낸 한쪽의 당사자들이 그 책임을 이제 야당에 넘기고 햇볕정책을 탓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반발하며 ‘재개 주장’

안철수 의원도 같은 달 18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부가 급작스럽게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은 전략적으로도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란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개성공단이 문제의 근원이었던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익과 국민의 관점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