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를 주장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시작과 함께 의원총회를 열어 이 장관 탄핵소추 추진을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탄핵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지도부에 탄핵 추진 판단을 일임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2월 5일은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이 되는 날"이라며 "국회가 이태원 참사 총괄 책임자인 이 장관 문책에 직접 나서 정부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의총 중 의원들의 이석이 적지 않았던 데다 반대 의견을 내는 의원들 역시 유의미한 숫자였더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마 오늘내일 좀 더 의견을 들어 결론을 내리는 쪽으로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을 다시 한 번 열어 숙의를 갖는 과정을 가질 수도 있고, 의원들 참석이 수월하지 않다면 온라인 등 다른 방식으로 전체 의원 생각이 어떤지 공유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의원들 사이에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이 될 것인지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프레임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정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3일 긴급원내대책회의를 소집하고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도부의 강경한 태도에 이견이 있는 의원들이 이탈할 경우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은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