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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슈트 입은 조선인》이 제시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꿈꾸기

교사 문호 개방, 36개월 부모 돌봄 의무, 현행 근로기준법 폐기해야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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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전후 경복궁광화문육조거리. 양쪽으로 관아가 있고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896년 펴낸 Otto E. Ehlers의 책 ‘Im Osten Asiens’에 실린 사진을 재촬영한 것이다. 그리고 책 《슈트 입은 조선인》. 사진=조선DB

한국사회 내부의 전근대성을 슈트 입은 조선인이라 질타하고 미래로 나아가한 해법을 제시한 책이 출간되었다언론인 출신으로 경제학 박사인 이제상(대구시 경제보좌관)씨의 묵직한 책 슈트 입은 조선인(타임라인 간)을 설 연휴 동안 읽었다.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겉모습이 선진국으로 슈트를 입고 있지만 내면, 즉 의식과 태도, 사고방식 등은 영락없는 중세 조선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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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입은 조선인(타임라인 간)


저자의 눈에 비친 한국은 이원화(二元化)된 사회다. 인서울 대학 출신과 지방대학 출신, 공공부문과 비공공부문, 대기업 직원과 중소기업 직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집 있는 사람과 집 없는 사람, 남성과 여성 등 6가지 범주로 분류할 때 전자는 성 안 사람, 후자는 성 밖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략적으로 전자에 속한 범주가 많을수록 성공한 사람, 후자에 속한 범주가 많을수록 실패한 사람이라 단정해도 무방하다. “한국사회는 외부로부터의 근대화에 성공했지만, 내부로부터의 근대화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교사 문호 개방

 

저자는 이원화된 한국사회를 깨는 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교육개혁을 강조하는데, “한국 교육의 정상화는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는 교육 독점의 관성에서 벗어나서 학교의 선택권과 학생의 선발권을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학생, 학부모, 학교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저자의 시각 중에 하나가 개방형 교사자격제도. 인용하면 이렇다.

 

<최소 중고등학교에 한하여 최소 요건만 충족시키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자립형 사립학교, 특수목적학교 등 다양한 대안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민간의 공교육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 학생은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대안학교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교육시장을 개방하면 경쟁 압력이 높아지고 학교가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동시에 현재의 교사자격증 규제를 완화하여 고등교육을 받은 자라면 누구든지 교사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한다. 개방형 교사자격제도는 석·박사 등의 고급인력을 중등교육의 장으로 흡수시켜 교육의 질 상승을 꾀할 수 있다.>(333)

 

기존 저출산 정책 모두 폐기해야

 

저자는 지금까지 추진했던 저출산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들을 세우지 말고 양육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한다.


이를 위해 첫째, 아이는 최소한 생후 36개월 동안 부모의 돌봄과 사랑을 충분히 받도록 하고 둘째, 부부와 함께 자녀를 양육하고 함께 가사노동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국가 및 사회적 차원에서 첫째와 둘째 원칙이 이뤄지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관련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표>연령대별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대비 회수율

 

화면 캡처 2023-01-23 153347.jpg


저자의 주장이다.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카고 대학의 제임스 헤크먼 교수는 영유아기 때의 과감한 교육과 돌봄이 다른 어떤 투자보다 경제적이고 바람직한 투자임을 주장하고영유아 교육에 대한 투자가 성인기에 대한투자보다 16배나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영유아(0~2)는 최소 생후 36개월 동안 일하는 아빠와 일하는 엄마로부터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부가 아이 1명을 낳는다면 첫 18개월은 엄마가 키우고 뒷 18개월은 아빠가 키우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저자는 또 육아휴직으로 인해 보상받지 못하는 부모의 월급은 국가가 전액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 보편적인 것이어야 하며, 그 비용은 공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양육의 남녀평등화양육비용의 공공화를 시행하지 않으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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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첨탑이 철거된 후 1996년 본격 철거에 들어간 옛 조선총독부 건물. 사진=조선DB


노동개혁, 직무급으로 임금체계 재편해야

 

저자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은 높은 임금과 높은 기업복지에다 고용까지 안정된 1차 노동시장과 낮은 임금, 낮은 복지혜택, 고용불안 그리고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1차 노동시장을 정규직 중심의 기업내부 노동시장(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중심), 2차 노동시장을 비정규직 중심의 외부 노동시장(대기업 비정규직, 중소기업 정·비정규직, 공공부문 비정규직 그리고 자영업자)으로 부른다. 1987년 이후 노동운동이 고양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내부 노동시장이 공고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연구자의 조사방식에 따라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의 규모 차이가 28 혹은 19인데 이같은 이중구조가 심화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100명 중 76명이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나머지 24명은 자격시험이나 다른 시험을 준비한다.

취준생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기반해 준비하기보다는 괜찮은 직장의 일반 관리직에 필요한 스펙을 준비한다. 그러나 1차 노동시장의 진입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


저자는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임금 연공성을 완화할 임금체계를 새롭게 편성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임금을 개인의 생산성에 비례하도록 맞추자고 주장한다.

 

<개인이 담당하는 일의 가치나 역할, 숙련 정도에 따라 개인별 임금 수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고, 집단적으로는 부서나 회사의 성과에 따라 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임금체계와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적으로 기본급의 결정 체계를 연공급에서 직무급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직무급은 기본으로 직무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연공성을 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직무급의 경우, 담당하는 직무의 내용이 바뀌어야 의미 있는 임금인상이 가능하다. 매년 이루어지는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를 반영해서 임금인상을 개인별로 차등화해서 적용한다.

 

만약 기존의 연공적 호봉제에서 직무형 임금 체계로의 전환이 노조의 반발로 인해 실현하기 어려운 경우에 이중임금제 (two-tier pay system)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직원들에게는 현행 임금체계를 유지하되 신입 근로자들에게는 직무형 임금체계를 적용하는 것이다.…>(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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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제상 박사


또한 종신 고용과 공장제 근로를 기준으로 한 현행 근로기준법은 새로운 시대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근로계약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근로기준법이 여성의 사회진출,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 그리고 고령사회로의 이행 등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력 :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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