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정부는 2023학년도 공립 교원 정원감축을 결정했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약 3000명에 달하는 감축 규모를 발표했지만 이로 인해 초래될 교육의 질 하락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도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공립교원 정원을 축소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동결을 제외하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경제 논리의 칼을 들이 댄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를 줄이겠다는 단순논리로선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원 정원 감축은 학생들에게서 교육의 기본 권리를 빼앗는 결정”이라는 주장과 함께 “학령 인구 감소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공립 교원 감축 논란

2023년 전국 17개 시도에서 신규 선발하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총 3561명, 유치원 교사는 총 422명으로 2022년보다 각각 197명, 157명 줄었다. 공립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 교사 선발인원은 488명 늘었지만 비교과 교사는 1190명만 선발하여 2022년 3024명보다 1834명이나 줄었다. 특히 서울의 초등교원 임용 규모는 2022년(216명)의 절반 수준인 115명에 그쳤다.

이 같은 감소추세는 향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오는 3월 내에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일선 교육계에서는 "도시의 팽창과 신도시 건설로 학교 수와 학급 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교사가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수업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1년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1만1819교 중 2923교(24.7%)가 학급 수 28명 이상인 과밀학급이다. 또한 특수·사서·보건·영양교사 등 비교과 영역은 교원 확보율을 법정 정원에 한참 못 미친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및 학급당 학생 수(2019년 기준)>

또 2019년 OECD 국가 평균(초등 21.1명, 중학 23.3명)보다 여전히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3.0명, 중학교 26.1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교원 정원을 지속해서 확대해야 하나 ‘교사 1인당 학생 수’의 통계적 수치에 의한 정원감축을 진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밀집된 지역에서 학급당 학생 수 과다로 교육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2학년도 교육부 초중등교원 배정 결과, 정원 대비 정원외 기간제 교사비율을 보면 초등은 전체 2.97%(9개 시도교육청에서 3% 이상)가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운영하고 있고, 중등은 전체 3.71%(5개 시도교육청이 3 %이다.)에 이른다. 또한 최대 7% 이상 기간제 교사를 운영하는 시도교육청도 있는 형편이다.

<전체 학교 대비 과밀학교 현황>

(단위 시도교육청 수) 자료=시도교육감협의회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 따르면 정규교원 부족을 정원외 기간제 교사 운영으로 대체하고 있어 잦은 교원의 교체 등 교육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차원의 시도교육청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교원 정원감축으로 인한 학교의 안정적 교육활동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중등의 경우 교과교사 정원 축소로 소규모 학교에서는 비전공자가 교과를 지도하게 되어 수업의 질이 하락할 수 있으며 순회교사의 증가로 인한 불안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양질의 교원 양성과 충분한 교원 확보는 미래 교육의 기본이자 전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수요에 맞춰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교사의 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래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추진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1월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 방침을 공식화했다. 교전원은 단과대 형태로 운영되던 교대와 종합대학에 속한 사범대 통합 모델을 만들어 교원 양성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교전원 졸업자에게는 1급 정교사 자격을 부여하고 전문석사, 또는 전문박사 학위를 줄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자료=2023년도 교육부 업무보고서 캡처 

정부가 도입하려는 교전원의 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년제 혹은 6년제, 아니면 ‘학부 4년+대학원 2년’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교전원 졸업자에 대해 임용시험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기존 교대, 사대, 교육대학원은 어떻게 될까. 

당장은 구조조정이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고 교육부는 밝히고 있지만 “교전원 설립이 결국 교대와 사대 구조조정을 통해 교사 정원을 감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전원 설립 과정에서 교대와 사범대를 통폐합하면 임용하는 교사의 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

현재 매년 임용고시를 통한 신규 교원 채용규모를 현 학생수를 고려한 교원의 증감, 그리고 퇴직교원을 고려해 신규채용 인원을 결정, 추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속적으로 신규채용 규모를 감축하고 있다. 또 그 규모도 예측하기 어려워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교대생과 사범대생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전국 교대, 사대, 교육대학원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교수의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