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월 29일 경기 양주 소재 삼표산업 채석장에서는 높이 20m 토사가 무너져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 지 이틀만에 발생한 사고다.

중처법은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 또는 사업주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채석장 붕괴 사고를 수사하고 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곧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책임을 어느 선까지 물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 깊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자체가 시행 초부터 모호한 규정 때문에 위헌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기업 62%는 중처법이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5인 이상 기업 10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2022년 12월 22일 발표)를 보면 중처법이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률은 61.7%로 ‘긍정적 영향(29.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경총은 “중처법 시행은 안전투자 확대 등과 같이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무거운 형벌조항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위축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81.5%는 ‘중처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개선방향으로는 법률 폐지 및 산안법 일원화(40.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엔 ‘법률 명확화 등 법 개정(35.4%)’, ‘처벌수준 완화(20.4%)’ 순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중처법의 문제점은 윤석열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0월 29일 소셜미디어에 "사고 발생 후 책임을 묻는 처벌위주의 정책만으로는 소중한 생명의 희생을 막을 수 없다"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산업재해 대책의 핵심"이라고 썼다. 

두 달 뒤인 12월 9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는 "중대재해법 자체가 결함이 많다. 고의적인 과실이라는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거다"라며 "행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 기업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에도 중처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구성요건해당성을 보면 애매하게 돼있다. 이걸로 형사 기소를 했을 때 여러 가지 법적 문제가 나올 수 있다." -22.3.2. 대통령후보자 TV토론회 中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