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치유 얻고 평생지기 인연까지 맺어준 곳” : 월간조선

지역 축제 무대 오르며 맺은 뜻밖의 인연

“영월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인 것 같아요. 도시에서 힘들었던 마음이 여기 와서 다 치유됐어요. 산과 하늘, 사람들도 너무 예쁘고요.”

영월군 영월읍에서 ‘카밀라 폴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도연(40) 대표는 2020년 도시를 떠나 영월로 삶터를 옮긴 2년차 귀촌인이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오랜 기간 폴 댄스, 벨리 댄스 학원을 운영했던 김 대표는 2017년 동강뗏목축제의 공연 무대에 오르며 영월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공연 기획을 담당했던 영월역 역무원은 지금의 남편이 됐다. 영월이 남편과의 인연을 맺어준 특별한 곳이 됐지만 김 대표는 연애할 때만 하더라도 영월에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한다. 그런 김 대표의 시선이 영월에 머물게 된 데에는 코로나19가 한몫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학원들이 타격을 많이 받았죠.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마침 번아웃을 겪은 시기이기도 했고요. 청춘을 바친 학원을 눈물로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르러 혼자 여행에 나섰죠.” 그렇게 떠난 여행길, 발길이 자연스레 영월로 향했고 우연히 모 제빵 업체에서 운영하던 한 달 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영월을 천천히 둘러볼 계기가 생겼다. “워낙 빵과 커피를 좋아해서 빵 만들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계기가 됐죠. 직접 빵을 만들고 장날에는 판매도 해보면서 좋은 경험을 했어요. 남는 시간에는 영월 곳곳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고요.”

영월군 최초 폴 댄스 전문 학원 오픈

그 한 달이 결정적이었다. 영월서 생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떨쳐낼 수 있었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나, 새삼 감탄하게 됐다. “도시에 비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하고, 공기도 좋고 풍경도 좋고 다 좋았어요. 결혼해서 영월에서 살아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결혼과 함께 영월군민이 된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영월 최초의 여성전용 폴 댄스 학원인 ‘카밀라 폴 스튜디오’를 열었다. 처음엔 시골에 수요가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서울까지 폴 댄스를 배우러 다닌 사람이며 배울 곳이 생기길 학수고대한 이들이 하나둘 문을 두드렸다.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이 김 대표와 함께 폴에 매달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는 전문가반을 운영, 수강생 3명이 폴 댄스 피트니스 3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소개하는 폴 댄스의 장점은 성취감이다. 그는 “단순히 동작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한 동작을 완성하면 또 다른 동작을 해낼 수 있는, 그렇게 단계별로 성공해가며 얻는 성취감이 크다”며 “전신 운동인 만큼 예쁜 몸매를 만들 수 있는 건 기본이고 실제로 5개월 만에 10㎏ 이상 감량한 수강생도 있다”고 했다. 수업은 개인 지도 위주로 진행되며 빠르면 2주, 늦어도 한 달 안에는 폴에 올라가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청정 자연에 매료, “하늘 많이 보게 됐죠”

김 대표가 영월에서 살며 느낀 영월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손꼽는 건 청정 자연환경이다. 그는 “도시에서는 매일 황사, 미세먼지 체크하며 살았는데 영월에선 크게 신경 안 쓰고 지낸다”며 “맑고 예쁜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어서 하늘을 많이 보게 됐다”고 했다. 낯설고 먼 시골 마을이라는 생각도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서울에서도 생각보다 멀지 않고 길게 늘어선 지형 덕분에 원주, 제천, 단양, 정선, 평창, 태백 등 인접 도시와도 가까워 여행 다니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지인에게 추천하는 관광 코스로는 먼저 청령포를 꼽았다. “청령포 소나무 숲 한 바퀴는 무조건 추천하고요. 다음으로 선돌과 한반도지형을 둘러보고 한반도마을에서 전통 뗏목 체험하는 걸 권하고 있어요. 맛있는 음식도 너무 많아서 지인들이 놀러오면 아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