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총서기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중정상회담은 3년 만이다. 

국민의힘 국제위원장인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은 “회담 시간이 25분으로 제약돼 아쉬움이 남지만 2019년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 총서기와의 첫 정상회담 때와 비교하면 마음이 후련했다”고 했다.

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국빈으로 베이징 초청됐지만 베이징 도착 후 시진핑 주석과의 첫 회담은 30시간을 넘겨야 이뤄졌다”면서 “회담 전야에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인사와 식사하지 않고 부인 김정숙 여사와 식사를 하는 ‘혼밥’을 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시 총서기와의 정상회담 일정이 미확정된 상태임에도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국격에 맞는 대한민국의 첫 인도-태평양 전략을 국제사회에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의 정상회담 성사에 목을 맸다면 아직 물밑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 미국 주도 중국 견제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외교 전략을 공개하는 당당함을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한중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한국의 외교 목표’라고 기탄없이 말했다”며 “문 대통령이 감히 입에 담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자유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25분이라는 시간의 제약에도 천명한 셈”이라고 했다.

또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더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며“ 정상회담에서 시간 제약에도 제대로 된 외교로써 양 정상이 서로의 핵심 주장을 명확하게 교환했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역내 미군 증강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중국은 우리에게 사드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 미중 갈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한국도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북핵문제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부분이 많다. 이렇기에 외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기의 가치관을 당당히 밝히며 구동존이(求同尊異)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정권 때와 같은 굴종적인 상황에선 절대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첫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의 외교적 공간은 훨씬 넓어졌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는 운동장이 다시 균형을 찾았다”며 “이젠 한중관계를 표현함에 있어 ‘높은 산봉우리 옆 작은 나라’는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