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ni Workshop, Tanilla

오타니 워크숍이 그려낸 아이들은 심연(深淵)을 보고온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일본 출신 작가 오타니 워크숍의 개인전 ‘Hand, Eye, and Soul’이 열린다. 지난 2018년 페로탕 서울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 ‘Children of’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오타니는 회화, 조각, 그리고 도예 작품을 선보인다. 도예는 그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요소이자 작가로서 출발한 지점이다.

도예 작업에는 연금술이 개입한다. 먼저, 찰흙이 일정 농도가 되기까지 섞는다. 그리고 덩어리째 잠시 휴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토는 작가의 손길을 통해 여정을 시작한다. 점토 덩어리는 대개 천천히 주물러 빚어지며 형상화된다. 작가와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통해 점토는 그 형태를 서서히 드러낸다.

Person from the Past

오타니는 찰흙 덩어리가 형태를 이룰 때까지 점토를 한 층 한 층 인내하며 쌓아올린다. 점토덩어리는 때론 남자아이가, 때론 여자아이가 된다. 반마(半馬)나 공룡의 형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작가는 만족스러운 형태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점토 작업을 계속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의 표면에는 그의 손가락과 도구 자국이 남아있다. 

유색 유약을 입히기도 하고 투박한 모습 그대로 둘 때도 있다. 그 후 가마에 들어간다. 가마 속에서 소성 과정을 거친 후 어떤 결과물이 밖으로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타니는 최근 들어 회화도 선보인다. 그의 회화는 대개 파스텔톤의 그림이다. 한 매체에서 또 다른 매체로 옮겨 가며 작업하는 것이 그의 예술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가는 그의 도자기에 더 많은 색을 사용하게 된 것 역시 최근 몇 년 새 늘어난 회화 작업의 영향이라 한다.

오타니는 전원 풍경과 도예마을로 유명한 일본의 시가현 시가라키에서 태어났다. 오키나와에서 아트스쿨을 다니며 주로 점토로 만드는 조각 작업에 몰두했다. 요즘은 세토나이해에 있는 외딴섬인 아와지섬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페로탕 도산파크에서 만날 수 있다. 11월 17일부터 12월 23일까지 열린다. 

글=하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