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북 봉화군 한 아연 광산 갱도에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고립 10일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갱도에 고립된지 221시간 만이다.

4일 구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3분께 조장 박모(62)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씨가 건강한 상태로 갱도 밖을 걸어서 나왔다. 

이들이 갱도에 갇히게 된 것은 10일 전인 지난달 26일 오후 6시로, 제1수갱(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 갱도에 뻘(샌드) 900여t(업체측 추산)이 30여 분 동안 쏟아지면서 수직 갱도가 막혔다.

사고 직전 수직갱도에서는 총 7명이 작업 중이었고 작업자 2명은 지하 30m 지점에서 작업 중 이상 징후를 느껴 탈출했다.  다른 3명은 갱도에 갇혔지만 업체의 자체 구조로 당일 오후 11시께 빠져나왔다. 박 조장과 보조작업자 박씨는 지하 170m 지점 제1 수직갱도에 갇히면서 외부와 연락이 끊겼다.

사고 발생 후 구조당국이 9일에 걸쳐 시추작업과 내시경 카메라 및 유선 통신망 투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 및 교신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상태였다.

사고 발생 10일째인 4일 4개조 28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매몰 사고 발생 10일째인 이날 오후 3시까지 갱도 진입로를 확보했고, 고립자들과의 거리를 줄여갔다. 

결국 소방구조대원과 광산구조대원이 최초 작업지점 인근에서 수색작업을 통해 이들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현재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박 조장은 약 25년의 경력을 지난 광산 베테랑이면서 이 광산에서 근무한지 5년째여서 박 조장의 주변인들은 생존을 확신했다고 한다.  박 조장은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뎠고, 지니고 있던 커피믹스로 열량을 충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