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112 상황관리관이 자리를 비우는 등 늑장대응을 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3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과 사고 지역을 관할한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업무를 태만히 한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청장이 사고 발생 후 2시간 가까이 보고를 받지 못했고 대통령과 행정안전부 장관보다도 늦게 상황을 인지하게 된 것은 류 과장과 이 서장의 업무 소홀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먼저 참사 당일 당직 상황관리였던 류 과장은 참사 발생 당시 상황실에 있지 않았다.  이는 내부 당직 근무 규정을 어긴 것이다. 류 과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112치안종합상황실 팀장으로부터 11시 40분쯤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바로 상황실로 복귀했다. 참사 발생 1시간 25분이 지난 후였다. 

이임재 용산서장은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보고도 지연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밝혔다.  이 서장은 당일 오후 11시가 넘어 현장에 도착했으며, 11시 36분에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했다.

참사 당일 경찰의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 서장의 현장 지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동대 배치는 자정이 지난 30일 오전 12시 20분쯤 이뤄졌다. 이 서장은 오전 12시 45분에야 전 직원 비상소집 지시를 내렸다.

경찰청은 이날 류 총경을 대기 발령 조치하고 후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에 백남익 서울청 기동본부 제1기동대장을 발령했다. 전날 이 서장 후임으로는 임현규 경찰청 재정담당관이 전보됐다.

한편 특별수사본부는 3일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과 용산서 112치안상황실 등을 압수수색해 참사 당일 근무일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