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골목이 유난히 좁고 혼잡했던 원인이 확인됐다. 

10월 31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은 건축한계선을 넘어 지어진 데다 테라스 등 불법증축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밀톤호텔 건축물현황도에 따르면 이 호텔의 상당 부분이 건축한계선을 넘었다. 건축한계선은 도로에 접한 부분에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는 선이다.

사고가 난 골목 중간쯤에는 해밀톤호텔의 건물 출입구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 출입구는 건축한계선을 침입하고 있다.  호텔쪽 가벽도 골목길을 더 좁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벽은 해밀톤호텔이 무단 증축했다가 2016년 구청 지적을 받고 철거한 건물에서 남은 부분이다.

뿐만아니라 해밀톤호텔은 본관 북측 주점 테라스를 불법증축했다. 해당 테라스는 폭 1m, 길이 17m 가량으로 참사 현장 인근의 세계음식문화거리의 폭 1m 가량을 침범하고 있다. 이 테라스는 경량철골 및 유리로 제작됐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사진=호텔 홈페이지

같은 호텔 별관 주점도 핼러윈 특별 부스를 무단 설치해 세계음식문화거리 구간을 침범했다. 이 두 주점 테라스와 부스는 참사가 난 골목과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이다. 따라서 세계음식문화거리 구간과 해당 골목 위주로 병목현상이 일어났고, 대피로도 막힌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건축법상 도로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폭이 4m 이상이어야 하고, 해당 지역 건축물현황도에도 도로 너비는 4m로 나와 있다.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참사 현장 골목은 폭 4m가 넘지만 이같은 불법 시설과 길가 점포에서 내놓은 테이블과 의자, 길거리 분장사 등으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좁아졌다. 

용산구청은 지난해 5월 호텔 뒤편 무단 증축 테라스를 확인하고 호텔에 시정을 요구했고, 6개월이 돼도 시정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바 있다. 호텔측은 주점이 임대를 하고 있는 공간이며 시정조치를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