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시기는 2021년 4월~8월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는 2021년 10월 10일 발표 났다. 

2021년 9월 중순의 기억이다. 당시 기자는 대장동 의혹 취재를 위해 소위 '대장동 일당'과 관련한 인물들을 접촉했었다. 

그때 만난 한 인물의 핸드폰이 여러 번 울렸는데, 발신자는 이낙연 캠프의 현역의원이었다. 

이 관계자는 기자와 대화하기 위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도 전화가 계속 왔다. 양해를 구하고 통화를 했다. 수화기 너머 그 현역의원의 목소리가 흐릿하지만 들렸다. 

"남욱 변호사 좀 연결해 줘요." 

당시 남 변호사는 미국에 체류 중이었다. 

당시 관계자는 현재 "자신과 남 변호사는 오래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는 사실이었다. 

"이낙연 캠프 국회의원이 왜 전화를 했느냐"고 슬쩍 물으니, "(친 이낙연계 현역의원이) '남 변호사에게 뭐 확인할 게 있다'고 한다"며 "아마 '돈(정치자금)' 문제인 것 같다"라고 했다. 

기자가 이 전화 통화를 목격하기 직전인 2021년 9월 15일 당시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감고 가자고 판단하고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MB는 감옥에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또는 그 측근 사이의 돈과 얽힌 무언가에 대한 제보를 받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취재에 돌입했다. 의혹은 있었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수사기관이 아닌 기자가 밝혀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사이 경선은 이재명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무효표 논란 등으로 이낙연 전 총리는 당장 승복하지 않았다. 

이 전 총리 측은 승복하지 않은 기간에도 남 변호사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승복 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기자는 <[단독] 이낙연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 여전히 대장동 '그분' 찾기>(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4026&NewsNumb=20211114026)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전달하기도 했다. 

1년 전 이런 의혹을 검찰이 알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 김만배씨 워딩에 '그분'이 있었고. 이 기사를 가장 처음 쓴 기자도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 이재명 대표란 식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루트를 통해 취재한 결과 친문재인 성향의 검찰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이들을 수사하면서 이 의혹에 대해 묻지 않았다.

민주당 사람들은 말한다. 검찰이 조작했다고. 언론을 보니, 윤석열 정부 들어 교체된 검사들은 대장동 일당의 돈이 이 대표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했다고 한다.  

1년 전 수사를 담당한 친문, 친민주당 성향 검사들이 수사하지 않은 의혹을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검사들은 수사한 것이다. 

어느 정부의 검찰이 조작 수사란 비판을 받아야 할지는 국민이 잘 판단할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