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7일,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 안내’란 명목으로 문자를 발송하면서 민간업체인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이용 안내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과기부는 이날 오전 9시쯤,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서비스’ 관련 공지를 했다.
[과기정통부] 카톡메시지, 카카오T·내비 주요기능 이용불편 없으십니다 메일·검색등 복구중입니다 상세내용은 카톡상단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민간기업’이다. 정부 부처 산하 기관, 정부가 지분을 가진 공기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과기부가 민간기업의 수익사업인 ‘카카오톡’ 서비스 복구 현황을 대신 ‘중계’하듯이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적으로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는 특정 위험이 예상될 때 국민이 노출되는 걸 막아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목적으로 발송해야 한다. 과거에는 화재, 홍수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간혹 발송하던 문자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정부를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들이 별로 긴급하지도 않고, 전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보낼 필요도 없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내 일조의 ‘문자 공해’를 유발하고 있다. 사실상 ‘스팸 문자’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민간기업의 서비스 복구, 재개 상황에 대해서 정부가 나서서 문자로 중계를 하는 지경까지 됐다. 우리나라 공무원은 왜 이렇게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과연 과기부는 후일 카카오로부터 해당 문자 발송 관련 비용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같은 짓을 한 것일까.
더구나 과기부라고 하는 정부 부처가 국민에게 보낸 ‘문자’의 내용과 형식을 보면 더 가관이다. 카카오톡을 ‘카톡’이란 줄임말로 쓰고, 띄어쓰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이용불편 없으십니다”란 외계어까지 썼다. 이걸 과연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가 국민을 상대로 쓸 수 있는 표현, 문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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