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감이 끝나면 여당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총선 체제로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국감과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서 실질적인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전당대회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당대표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은 4명으로 보인다. 당대표 출마를 공언한 두 사람,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그리고 요즘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출마설이 나온다. 다선 의원이며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권성동 장제원 의원 출마설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들이 출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에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나경원 유승민은 인지도가 아주 높고 팬도 많지만 사람들의 호불호가 분명하다. 인기가 있는 반면 안티도 많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건 확장성인데, 이들이 보수정당 밖에서 얼마나 지지를 얻어올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김기현 안철수는 중도확장성이 있고 관리형 당대표로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번 당대표 선거의 의미다.

2023년 2월에 당대표가 되면 임기는 2025년 2월까지다. 총선은 2024년 4월이고 취임하면 22대 총선이 1년도 안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전열을 정비하고 총선 준비와 공천 사전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총선에서는 선거 전반을 지휘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대표를 뽑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대선으로 정권은 잡았지만 국회에서는 소수당이어서 법안 하나 처리하기도 어렵다.  성공한 정권이 되기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필수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조건은 공천, 정책, 리더십 등이 있는데 이 조건 모두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걸려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인지도도 높고 인기도 있고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 여러 번 출마한 만큼 정책적인 기반도 잘 돼 있지만 자신의 기반이 전혀 없는 국민의힘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기현 의원도 지금까지 정치경력과 당내 신망으로 볼 때 당 대표가 될 자질은 충분하지만 총선을 치를 야전사령관으로는 인지도와 인기 면에서 뭔가 조금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술한 4명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람은 진정 없을까.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의원 상당수는 올 연말 치러질 국회부의장선거에 관심이 쏠려 있다.  서병수 김영선 조경태 의원이 국회부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대안이 없지는 않다.  당 안팎에서는 새로운 두 사람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다.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원희룡 장관의 대중성과 확장성, 권영세 장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원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경선에선 낙선했지만 윤석열 후보의 전략을 담당하며 전방에서 활약했고 대장동1타강사 동영상 등으로 인지도와 인기가 더 높아졌다. 젊은세대와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도 다른 중진들에 비해 높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당내에 신망이 있고 대통령실과도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 당청관계는 정권 초반이기도 하지만 뭔가 짜임새있게 돌아가고 있지 못한데, 총선에서는 이런 관계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대통령실과 소통이 잘 되면서 기존의 윤핵관이 아닌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권 장관에 대한 기대도 나오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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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