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동을 걸고 있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로드맵에 보수 야당(野黨)이 반기를 들었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열린 토론, 미래’ 정례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바른정당 국회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전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포스코 등 각종 사업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해 부정을 파헤치려 했는데 부정이 나온 게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 정권의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행위 관련 검찰 수사를 겨냥, “이런 상황인데도 문재인 정부가 또 (이명박 정부의 부정을) 잡아내려고 하는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적폐광풍이 부는데,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심각한 안보 위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발언 때마다 남남(南南)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 발언을 일삼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이념과 당파성을 강조하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세력은 적폐로 몰고, 국민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적폐청산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당내 추석민생점검회의에 참석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를 주재한 것을 언급하며 “사정(司正)을 특정방향으로 가게 하는 지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정기관 책임자들,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을 앉혀놓고 직접 사정(司正)을 지시했다”며 “한풀이 굿판 식으로 정치 보복을 하려는 입장을 가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26일 문 대통령은 해당 회의를 주재하며 관계자들에게 “개별 부정·비리·부패 범죄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반부패 정책을 마련하라”며 “특히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해 입체적·종합적인 추진전략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 만연된 뿌리 깊은 부패구조까지 반부패정책협의회의 업무 영역을 넓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추진이 “편향성 있는 사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서 우려의 시각도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어 “진정으로 반부패 의지가 있다면 과거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의 '원조 적폐'부터 척결해야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의혹과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취업 사건 본질을 특검을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당의 신보라 의원이 활동한 보수 청년단체 등 10여개 단체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며 “보수 세력에 대해 궤멸을 넘어서 씨를 말리려는 것이 아닌지 소름끼친다”고도 했다. 27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신보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정계 진출 전 대표로 활동한 청년 단체인 ‘청년이 여는 미래’가 이른바 박근혜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렇게 궤멸수사를 할 거면 그간 좌파진보단체가 어마어마한 동원시위 한 것들. 예를 들어 제주강정기지, 평택 미군기지, 성주 사드배치에 나타난 전문시위꾼에 대한 자금출처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