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센 사람, 센 대상이랑 맞서 싸우면서 자기 몸집을 불리려는 시도가 종종 있다. 

당사자는 부정할 수 있겠지만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 확실한 상황에서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박용진 의원의 사례를 보면 의해가 쉽다. 

전략이 통한 사례도 있다. 과거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 이인제 양강이 치고 나갔다. 그러나 당시 정동영 후보는 끝까지 완주했고, 2007년 대선후보가 됐다. 

실패 사례도 있다. 김황식 전 총리 같은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면서 정몽준 전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었는데 패배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김 전 총리의 이름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준석씨가 8‧9일 연속으로 공개된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장관을 키워서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한동훈과 이준석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훈 장관 좋아하는 층은 주부층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고 했다.

이어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며 “2030와 6070세대는 작은 정부, ‘자유’에 대한 가치 등에서 공감하는 지점이 있지만 4050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갑자기 여런조사상 여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끌어들인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라는 것이 결국은 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입지를 알리는 것인 만큼 (이준석씨가)여권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한동훈 장관을 맞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씨의 이 전략은 통할까. 이씨는 지난달 27일부터 대구·경북(TK) 지역에 머물며 ‘티케이 적통’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인물이다.

게다가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소위 보수진영에서의 지지율이 희미하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될 때와는 180도 다른 상황이란 분석이다. 

강한 상대와 맞서 싸우면서 이기거나, 지더라도 소위 '졌잘싸'란 평가를 끌어낸다면 이 전략은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항상 강한 상대와 맞붙어 왔던 마이크 타이슨은 이런 명언을 내놨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갖고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