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북한측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점점 줄어가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현 정부가 북한과 대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복잡한 정세와 별개로 인도주의 사안은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며 회담을 제의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통일부가 추석연휴 전날 이같은 발표를 한 것은 이산가족이 쓸쓸한 명절을 보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권 장관은 "한달에만 이산가족 400여 분이 세상을 떠난다. 남아계신 4만 여분도 80~90대의 고령이다. 남북당국이 아픈 현실을 솔직하게 대면해야 한다"며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같은 소수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회담을 위해 일지, 장소, 의제와 형식 등에 북한측 의견을 적극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이 응할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지난 5월에도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관련해서도 제안을 했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권 장관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로 남북관계 문제가 같이 풀릴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물자 지원 등 유인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산가족찾기 신청을 했던 인원은 총 13만3654명이고, 그 중 9만명 가까이 세상을 떠나 현재 생존자는 4만3746명, 평균 연령은 82.4세다. 총 21번(화상 상봉 포함 28번)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8년 8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