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쪽 검사 윤석열 대통령과 6년 차 젊은 검사 한동훈 장관이 '외환카드 주가조작'을 밝혀낸 것이 론스타 배상금을 대폭 깎은 겁니다. 이분들에게 공을 돌려야겠지요."(정혁진 법무법인 경문 대표 변호사)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 분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2006년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3년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관계사인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낮췄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4조6600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사모펀드다. 

주가조작 사건은 2003년에 일어났지만, 그게 수면 위에 오른 것은 2006년. 당시 이를 수사 중인 검찰은 금융감독원에 주가조작 여부 조사를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은 2003년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 과정에서 외환은행 일부 경영진이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환은행은 론스타 펀드가 최대 주주였고, 이달용 부행장이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론스타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의혹만 있었지 팩트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지금의 한동훈 장관은 론스타 미국 본사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에 직접 개입한 혐의를 잡고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냈다. 그게 2006년 10월 31일이었다. 

당시 검찰은 론스타와 김&장(론스타의 법률자문)-살로먼스미스바니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수만 건의 영문 이메일을 확보했다. 이 방대한 이메일 분석을 통해 론스타 본사가 주가조작을 지시했는지를 파악했다. 

검찰은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론스타 본사의 전·현직 경영진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이들과 공모한 혐의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 코리아 대표에 대해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런데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4번 연속이었다. '윤석열 사단'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구속됐지만 주가조작 혐의는 반전을 거듭했다. 유회원 대표는 1심 징역 5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유죄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고, 최종적으로 2012년 2월 징역 3년형이 확정된 것이다. 

당시 정치권에서 론스타의 주가조작 의혹을 꾸준히 제기한 인물이 있었는데 최경환 전 의원(한나라당 소속)이다.

현재 최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재인 정권의 적폐 청산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반(反) 보수 진영에서 소위 '더러운 정치인'으로 낙인찍힌 상태다. 

민주당 성향 사람들이 그토록 비판한 최 전 의원이 론스타의 주가조작 의혹을 꾸준히 제기, 결과적으로 국익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